금리인상 등 대외 악재에 거래대금 감소
하반기 화두 '리스크 관리와 부동산 PF'
[서울와이어 김민수 기자] 상반기 주식시장의 부진이 이어지며 증권사들 영업환경이 지난해보다 비우호적이다. 올해 남은 기간 주식시장 전망도 긍정적이진 않아 증권가의 고민이 깊다. 이에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에 대한 리스크 관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채권 평가 손실과 주식시장 부진에 따른 거래대금 감소로 국내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 전망치가 지난해 동기 대비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지난달 31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국내 증권사 빅5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365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여파로 증시 거래대금이 감소하고 채권 운용에 부정적인 환경이 조성되면서 2분기 업황도 뚜렷한 개선 요인을 찾기 힘들다는 전망이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6일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한 가운데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또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올 1월 11조2827억원, 2월 10조9502억원, 3월 11조796억원, 4월 10조8667억원에서 5월 9조2196억원으로 처음 1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상반기는 물가 및 금리상승으로 인한 글로벌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와 더불어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졌다”며 “일부 디지털자산(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가상화폐·암호화폐)의 폭락 쇼크로 코인 시장도 하락하는 등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영향은 국내 증권사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며 “올해 1분기 기준 커버리지 증권사 순이익은 8937억원으로 감소했다. 거래대금 축소로 인한 브로커리지 손익 감소, 금리상승과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한 자산관리(WM) 및 운용 손익 감소, 전통 투자은행(IB) 시장 위축에 따른 관련 수수료 축소 등”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증권업이 현재의 업황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금리 불안의 진정과 부동산 PF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업황은 바닥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최근에도 금리 급등세가 나타나는 등 유동성 축소에 따른 비우호적 환경이 이어지고 있으나 단기금리 불안이 진정될 경우 업황 회복 가능성은 높다고 판단하고, 이 시기를 하반기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높은 금리가 증권사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관련 영향은 시장 우려 대비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은 이미 선제적으로 채권 포지션을 줄여왔고,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실제 주식시장 침체 속 경쟁사들이 대체로 역성장 기조를 보인 가운데 홀로 웃은 메리츠증권은 채권 운용 리스크 관리가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메리츠증권은 금리 상승에 대비해 보유 채권의 만기를 축소하고, 국채선물을 매도하는 전략으로 채권 평가 손실을 최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에도 부동산 PF을 중심으로 IB 선전이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과 함께 증권업이 현재의 업황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서 부동산PF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 연구원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기조에 힘입어 양호한 영업이 지속되고 있으며, 채무보증 비율 여력도 남아 있어 하반기에도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한 IB 부문의 선전이 두드러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부진이 심화되면서 IB의 역할이 재차 부각되고 있다”며 “새 정부가 부동산 정책 일환으로 부동산 PF의 규제를 완화하면 증권업 실적과 주가의 재평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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