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애리조나 '배터리 독자공장' 건설 계획 보류
투지비용 기존 예상 달리 2조원까지 불어나
대기업 28% "하반기 국내투자 축소 불가피"

LG에너지솔루션이 2024년 하반기 원통형배터리 양산 목표로 추진한 애리조나 신공장 건설 계획을 보류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이 2024년 하반기 원통형배터리 양산 목표로 추진한 애리조나 신공장 건설 계획을 보류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애리조나주에 짓기로 한 배터리공장 착공 재검토에 들어갔다. 최근 고환율, 인플레이션 등으로 투자비 증가가 예상되면서다. 상당수 다른 대기업들도 투자 계획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30일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애리조나 배터리공장은 연간 생산 11기가와트시(GWh) 규모로 올 2분기 착공할 예정이었다. 회사는 2024년 하반기 원통형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잡았지만, 계획을 일단 보류했다. 

북미시장 원통형배터리 전용공장 건설은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이다. 앞서 회사는 총 1조7000억원의 투자 비용을 예상했다. 하지만 고물가·고환율 여파로 투자비가 예상과 달리 2조원대 중반까지 불어나면서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본 것이다. 

투자 시점과 규모 등의 세부사항은 다시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 투자에 속력을 낸 SK온과 삼성SDI의 경우 기존 발표한 투자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대외 악재 속 하반기 국내 기업들의 투자도 위축될 전망이다.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제공
대외 악재 속 하반기 국내 기업들의 투자도 위축될 전망이다.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제공

해외투자뿐 아니라 기업들의 국내 투자계획도 영향을 받는 상황이다. 실제 올 하반기 대기업 10곳 중 3곳은 국내 투자계획 조정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가격 급등, 글로벌 통화긴축 등 대외여건이 악화한 탓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불안에 대한 우려도 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매출액 500대 기업 1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하반기 국내 투자계획’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투자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답변은 28%를 차지했다. 확대한다는 응답(16.0%)보다 훨씬 많았다.

전경련은 “대기업들은 미래산업의 경쟁우위 확보, 정부 민간활력 제고 기대 등으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지만 대외환경이 불투명해 대기업 전체로는 투자축소 전망이 우세했다”며 “최근 기업들이 생산비용, 임금상승 압력에 직면해 투자여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은 투자 규모를 줄이려는 이유로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과 국내·외 경제 불안정(43.3%), 금융권 자금조달 환경 악화(19.0%) 등을 꼽았다. 특히 국내 물가 폭등 등이 대기업 투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고물가·고환율·고금리현상 등 경영 불확실성에 직면한 기업들이 선제적 투자를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정부의 법인세제 개선, 규제 혁파, 주요국과 원자재 수급협력 강화 등으로 기업 투자심리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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