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미국발 금리 인상 쇼크 등 복합적 위기
삼성·SK·현대차·LG, 전략회의… 중장기 전략 수정 나설 듯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국내 주요기업이 상반기 전략회의를 통해 국내외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하반기 전략 수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각 사 제공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국내 주요기업이 상반기 전략회의를 통해 국내외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하반기 전략 수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각 사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국내 주요기업이 지정학적 리스크 등 복합적인 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이에 삼성, SK,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은 대비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과 한화그룹의 주요 계열사 경영진은 사장단 회의를 개최해 주요 현안 등을 점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후 글로벌 경영환경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국내 역시 물가 폭등으로 불확실한 상황이 겹쳤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미국이 긴축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을 예고하면서 경기침체 우려도 커졌다. 앞서 국내 주요 기업은 국내외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도 ‘1000조원’ 규모의 천문학적인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달부터 줄줄이 예고된 주요 기업들의 상반기 전략회의에는 투자 실행 계획과 최근 위기 상황에 대응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2년 만에 주요 경영진과 임원, 해외법인장 등이 참석하는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연다.

가전과 모바일을 담당하는 DX부문과 반도체사업을 펼치는 DS부문은 오는 21~23일, 27∼29일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종희 DX부문 부회장과 경계현 DS부문 사장이 회의를 직접 주재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현재 유럽 출장 중으로 네덜란드 ASML과 벨기에 imec을 잇달아 방문했다. 이들 기업의 경영진과 반도체 관련 미래사업 방향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이다.

삼성전자는 회의에서 시스템반도체 ‘초격차’ 전략을 다시 세우고 지난달 24일 발표한 450조원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회의 이후 삼성전자가 공식화한 인수합병(M&A) 발표를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SK그룹도 이달 17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상반기 최대 전략회의인 ‘2022 확대경영회의’를 개최한다. 지난해 회의는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렸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일부 경영진만 참석했다.

올해도 비슷한 규모가 예상된다. 최 회장과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주요 경영진 30여명이 참석해 그룹이 추진하는 ‘넷제로’(탄소중립)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현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육성에 공을 들이는 반도체(Chip)와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등 이른바 ‘BBC’에 대한 세부 투자계획 수립도 중점 화두가 될 전망이다. SK그룹도 BBC분야에 247조원의 투자안을 내놨다.

현대자동차그롭은 오는 7월 현대차와 기아 해외법인장 회의를 열고 해외 권역별 전략 점검에 나선다.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두 번 열리는 회의는 각 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주재하고 권역본부장들과 판매, 생산 법인장들이 참석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중국시장 점유율 상승과 일본시장 재진출을 선언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화물연대 파업 등 악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해외시장별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짜임새 있는 전략 마련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이미 지난달 말부터 전략보고회를 진행 중이다. LG전자 홈엔터티엔먼트(HE) 사업본부를 시작으로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계열사가 차례로 구광모 LG그룹 회장에게 현안을 보고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발 금리 인상과 글로벌 원자재가격 급등, 고물가 등 국내외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다. 기업들의 위기감이 커지는 모습으로 하반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며 "현재와 같은 경영환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전략 재정비에 회의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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