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호 기자
정현호 기자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한국의 수출은 미국과 중국 등 특정 국가에 쏠려 통상압력, 수입규제 등 글로벌 리스크에 취약하다. 올해 확연히 드러났다.

올 10월 수출은 시장 포트폴리오 변화 노력에도 24개월 만에 감소했다. 무역적자도 7개월 연속 이어졌다.

특히 국내 무역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수출은 5개월째 감소세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출 중심이던 국내 경제가 큰 위기에 직면했다. 그러던 중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전 세계를 통 틀어 최고 부호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가 한국을 찾으면서다. 1박2일이란 비교적 짧은 시간 국내에 머무르는 동안 정부와 기업에 큰 선물을 주고 떠났다. 사우디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네옴시티 참여에 손을 내민 것.

네옴시티는 총사업비만 5000억달러(약 670조원)이 들어가는 대형 프로젝트다. 사우디 정부와 기관은 초대형 미래도시 개발사업인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하는 협약을 맺었다. 본 계약은 아니지만 사업 참여 기회를 제공해줬다.

철도와 도심항공교통(UAM) 등 교통 인프라부터 신재생에너지, 화학, 원전, 건설의 갱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들의 활발한 진출이 기대된다. 장기적인 프로젝트인 만큼 차세대 통신, 소프트웨어로 사업 참여 범위는 넓어질 수 있다.

경기 침체 분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한국에 기회가 될 것은 분명하다. 일각에선 제2 중동붐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 무엇보다 빈 살만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양 국의 협력 관계는 굳건해질 것이다.

중동은 곧 새로운 수출시장이 될 수 있다. 미국과 중국 수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찬스를 잡아야 한다. 중동은 전 세계의 화약고다. 국내 방산기업이 폴란드에 이어 다시 잭팟을 터트릴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사우디가 추진하는 사업이 장기화될 수 있어 분명한 리스크도 존재한다. 그동안 정부와 기업은 산업 고도화를 통해 사우디가 한국에 매달리게 해야한다.

현지 맞춤형 수출 전략도 필수다. 이미 1970년대 건설업계가 주도한 1차 중동붐 당시 충분한 전략과 노하우를 확보했다. 다음 스텝을 준비해야 한다. 사우디 측은 고부가산업 유치를 원하는 모양새다. 이에 맞춰 전략을 다듬어야 한다.

한국 경제는 백척간두 상황이다. 현지에서 추진되는 대형 프로젝트가 제2 중동붐으로 이어질지는 전적으로 정부와 기업 노력에 달렸다. 민관이 한 팀을 이뤄 사우디를 중심으로 중동시장 개척에 과감히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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