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태 기자
김익태 기자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최근 식당에 들어가면 눈여겨 보는 것이 있다. 바로 김치의 원산지다. 김치 없이 못 사는 한국에서 중국산이 식탁을 점령한 탓이다.

기자는 며칠 전 저녁 삼겹살과 김치를 구워먹었다. 가게 사장님은 “직접 담근 김치라서 고기에 싸서 먹으면 더욱 맛있다”고 추천했다. 한 입 먹자마자 사장님이 말한 의미를 알았다. 중국산 김치는 국내산 김치에 비교할 게 못 된다.

중국 김치는 위생부터 말이 많다. 지난해 김치를 알몸으로 담그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국민적 불신을 낳았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가 ‘김치의 원조는 파오차이며 종주국은 중국’이라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펼치면서 중국산 김치는 한국 식탁에서 자취를 감췄다. 당시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던 일부 식당은 별점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5월부터 다시 중국산 김치가 식탁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배추 가격이 급등한 데다 올 여름 태풍으로 배추 수확량이 줄면서 포장김치 가격 역시 일제히 올랐기 때문이다.

국내산 김치와 중국산 김치의 가격은 3배가량 차이난다. 이에 중국산 김치는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한국 밥상을 다시 장악하고 있다.

와중에 일부 식당은 중국산 김치를 국내산으로 속여 내놨다. 지난 8월까지 김치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해 적발된 식당은 256곳, 아예 표시를 안한 곳은 122곳에 달한다.

먹거리 위생은 안전과 직결된다. 중국산 김치의 가장 큰 문제는 위생이다. 정부는 수입김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수입 김치에 해썹(HACCP) 준수를 단계적으로 의무 적용하고 원산지 허위 표시 등 단속 강화를 예고했다.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국내산 김치를 사용하는 식당은 적을 수밖에 없다. 다만 일부 비양심적인 자영업자들로 인해 정체불명의 김치를 먹어야 하는 한 명의 소비자로써 두렵기만 하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올해 김장 비용은 지난해보다 저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본격적인 김장철 이후에는 국내산 김치를 식탁에서 볼 일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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