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현 기자
한동현 기자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3년 만에 오프라인에서 개막한 ‘지스타 2022’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18만명이 모인 이번 축제에서는 그동안 게임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할 희망을 찾아 볼 수 있었다.

국내 게임업계는 모바일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를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경쟁을 유도하는 비즈니스모델(BM) 구성에 가장 최적화된 형식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지스타에 출품하는 게임은 대부분 모바일 플랫폼에 치중하고 역할수행게임(RPG) 형식을 차용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기조가 확연하게 달라졌다. 

올해 지스타 출품작은 기존과 달리 멀티 플랫폼, 콘솔작이 다수였다. 서사를 강조한 RPG나 캐주얼 게임뿐만 아니라  서브컬처 장르 게임들도 상당수 출품됐다. 그래픽에서 상이한 차이를 보이지만 게임 플레이 방식에서 눈에 띄일만한 특이점을 보여주지 못했던 이전 전시회와는 달랐다. 

이용자들이 몰리는 부스에도 변화가 있었다. 여러가지 신작을 즐기러 온 사람들도 다수였으나 자신이 좋아하는 서브컬처 게임 부스를 방문해 굿즈를 구매하고 코스어들과 사진을 찍는 이용자도 많았다. 

지스타에서도 이를 감안했는지 제2전시관에 서브컬처 게임 개발사를 모아놓았다. 제2전시관에는 레벨인피니트, 즈룽게임즈, 호요버스 등이 ‘승리의여신 니케’, ‘아르케랜드’, ‘붕괴 3rd' 등 서브컬처 게임을 선보였다.  

3N 중 지스타에 참가한 넥슨과 넷마블은 모바일 대신 멀티플랫폼 신작을 보여주는데 힘을 쏟았다. 양사 모두 모바일 신작보다 멀티 플랫폼 신작을 홍보하는데 주력했다. 넥슨은 '퍼스트 디센던트'를 넷마블은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을 필두로 시연 행사를 벌였다.

일정이 겹쳐 모든 부스를 직접 찾아가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네오위즈의 ’P의 거짓‘도 지스타를 취재하는 기자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제2전시관에 마련된 시연부스에도 줄이 늘어서 대기시간만 30분을 훌쩍 넘겼다. 

그동안 외형만 바꾸고 비슷한 형식으로 개발됐다는 일각의 비판을 받던 K게임이었지만 올해는 정말로 흐름을 타서 바뀌기 시작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개발사에서 일하는 지인은 “올해는 코로나 이전보다 덜 몰린 감이 있는데 그래도 분위기가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다”며 “개발자 중 누가 똑같은 게임을 만들고 싶었겠나. 분위기도 탔으니 정말 바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개발사들이 개발 역량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단지 흐름을 타는게 느렸을 뿐이다. 국내 게임업계의 한해 방향성을 가늠하는 지스타에서 이런 분위기가 감지된 것은 충분히 반길만하다. 

올해 게임업계 실적이 주춤했지만 지스타에서 보여준 희망이 제대로 싹을 틔운다면 내년에는 ’행복회로‘를 한번 더 불태워봐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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