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오랜만에 넷플릭스에서 국내 드라마 시리즈를 정주행했다. 웹툰 원작의 드라마 시리즈인 ‘재벌집 막내아들’이었다.
컴투스의 자회사가 제작을 담당한 것을 알고 봤지만 확실히 호평 받을 만한 웰메이드 드라마라 느꼈다. 게임사가 게임 이외의 사업, 특히 엔터테인먼트나 미디어분야에서 호평 받는 모습은 2010년대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
게임사가 손을 뻗는 사업 범위가 늘고 수익이 늘면서 본업인 게임에 투입되는 자본의 규모도 달라졌다. 당장 게임 그래픽이나 음악 등에 투입되는 기술과 자본은 외국 유명 게임사들과 견줘도 뒤지지 않을 정도다. 덕분에 게임의 퀄리티가 올라가고 이를 즐기는 게이머들의 안목도 따라서 높아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게임 음악 콘서트다. KBS 교향악단이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콘서트를 맞아 10분만에 콘서트 티켓이 매진됐고, 게임사들마다 자사 게임의 음악으로 콘서트를 하고 굿즈를 판매하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됐다.
게이머와 게임의 수준이 올라가는 동안 이를 관리하는 정부 산하기관은 그 이하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게임의 연령등급을 심사하는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불공정, 불투명 심사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 더해서 게임위의 전산망 구축사업에 비리가 있다는 의혹도 나왔다.
게임위는 소통의 문제가 있다며 게이머들과 간담회를 열어 오해를 풀겠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지금까지 게이머들이 제기한 의혹과 정황만 해도 단순 해명 선에서 끝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저 옛날 어른들이 게임을 대하던 자세를 유지하다가는 게이머들의 분노가 말과 트럭을 끌고와서 항의하는 수준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은 더 이상 아이들이 아니다. 놀이라 치부하던 게임에 들어가는 기술과 자본은 이제 놀이 수준이 아니게 됐다. 게임위는 ‘어른이’들을 무시한 결과로 그동안의 업보를 돌려받고 있다. 대가는 아이들 놀이 치고는 꽤 아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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