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현 기자
한동현 기자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크래프톤의 콘솔 게임 도전이 초반 위기를 얼추 넘겼다. 인게임 렉 이슈가 터지고 스팀 평점이 급 하락하는 악재를 맞았으나 빠르게 버그픽스를 적용했다.

이는 국내 게임업계가 콘솔 게임 개발로 흐름을 옮기면서 생긴 문제로 보인다. 한 플랫폼에서만 서비스하는 게임도 버그가 발생하는데 크래프톤은 PC와 콘솔 모두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내놓아야 했다. 글로벌 유명 개발사들도 콘솔 게임 서비스 중 최적화 버그로 골머리를 앓는 일이 많은데 크래프톤이 이를 피해가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이슈가 터진 뒤 커뮤니티에서는 게이머들의 혹평이 쏟아졌다. 가성비 문제부터 참신함이 부족하다는 등 늘상 나오던 비판이다. 하지만 업계 사정을 생각한다면 아직은 비평보다는 응원이 더 필요한 것 같다.

게임사들의 콘솔 도전에는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깔려있다. 높아진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글로벌시장 진출이 강제된다. 신사업으로 꼽았던 플레이투언(P2E)을 위시하는 블록체인 게임과 플랫폼은 가상자산 시장 악재로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결국 돌고돌아 본업인 게임 개발에 매진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그나마도 생소한 콘솔게임 개발에 손을 뻗치면서 초반에 헤멘 셈이다. 상품을 소비하는 소비자로서 구매 상품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쇄신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과도한 비판은 눈살이 찌푸려질 수밖에 없다.

공포게임 매니아인 지인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게임 플레이 후 플레이타임과 버그 등을 지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맨날 모바일 가챠 게임만 만들다가 이제 좀 그럴싸한 걸 만들려는데 첫술에 배부를 거라 기대하지는 않았다”며 “이번 버그도 빠르게 대응한 걸 보니 나중에는 잘 만든 걸 내놓을 수도 있지 않나”고 밝혔다.

게이머이자 업계 출입자로서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K게임산업에 대한 시장 기대치는 이전보다 한참 높아졌다. K게임의 수출액이 지난해에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14배에 달할 정도라고 한다. 정부 지원없이 이정도 성과를 냈으면 혼자 독학해 수도권 유명대학에 합격한 자식 정도의 취급은 해줘도 좋지 않을까.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