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에 필사적으로 나섰던 한화그룹이 14년이 지난 시점 드디어 숙원을 풀게 됐다. 단순 수치로 보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정부 지원이 없었다면 이미 역사 속 기업으로 존재했을 터.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부채 비율 ‘1291%’. 대우조선해양이 처한 상황이다. 한화가 인수를 위해 지불해야 할 금액은 약 2조원대다. 과거 인수 추진 당시보다 가격이 내려갔지만, 대우조선해양의 불안한 재무 상태를 보면 걱정부터 앞선다.
최근 조선업계 수주 호황세가 한화가 인수를 다시 추진하게 된 계기다. 마침 글로벌 방산기업 도약이라는 명분도 있었다.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 방산기업이란 꿈을 이루기 위해선 조선사는 마지막 퍼즐이었다.
하지만 한화 품에 안긴 대우조선해양이 그룹에 꿈을 실현해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 수주 호황세에도 대우조선해양은 여전히 적자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화 입장에선 이 회사는 일종의 긁지 않은 복권이다.
전 세계 탄소중립 목표와 맞물려 LNG선 외에도 수소, 암모니아, 전기 등 각종 친환경 선박 수요는 앞으로 급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모기업의 역할이 앞으로 더욱 중요하다.
대규모 자금력을 보유한 한화가 ‘부채 덩어리’ 기업을 인수하게 돼 다행이다. 이제부턴 한화가 해당 기업에 경영 정상화 등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가 됐고, 시기상 인력 등의 구조조정을 단행한 대우조선해양을 끌어안은 것은 ‘신의 한 수’로 평가받을 만하다.
여기에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액화천연가스(LNG)선 발주 강세 등은 한화에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다. 당장은 눈앞에 산적한 과제가 쌓여 있지만, 이를 하나씩 풀어나간다면 부실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탈바꿈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인수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극명히 갈린다. 일부는 사이클이 뚜렷한 조선업에 발을 들여놓은 것에 미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다른 쪽에선 10위권 내 속하는 대기업이 그렇게 무모하게 인수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가 대표적이다.
대우조선해양 편입 후 그룹에 주축으로 성장하거나 아픈 손가락이 될지는 전적으로 한화에 달렸다. ‘노페인 노게인(no pains, no gains)’이라는 말이 있다. 결과물을 내기 위해선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본명한 것은 이번 인수는 국내 조선업계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이에 국내 조선업 미래를 위해서라도 한화가 숱한 난관에 부딪혀도 포기하지 않는 끈기를 보여 일각에서 나온 비관적 시선을 긍정으로 돌릴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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