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빈 기자
고정빈 기자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요즘 같은 시대에 ‘건설사가 망한다’는 말은 익숙지 않다. 물론 수익성이 떨어지고  사업 운영이 힘들어지면 업계에서 사라지는 게 맞다. 하지만 최근 건설업계를 보면 너무 심각하다. 건설사들이 망하면 국내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다.

부동산시장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춘천 레고랜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성 위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누구에게는 생소한 단어지만 건설사들에게는 공포의 시발점으로 불린다. 고금리 여파로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유동성 문제까지 건설업계를 덮치면서 근심을 키운다.

청약은 물론 주택시장 전체가 침체기에 빠지면서 미분양 문제도 커졌다. 수요자들이 계약을 진행해야 공사비를 회수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건설사들은 발만 동동 구르는 신세가 됐다. 심지어 더 이상 사업을 운영할 수 없어 포기해버리는 사장들도 많아졌다.

최근 시장 상황을 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PF 부실 여파로 40여곳의 건설사가 문을 닫은 건설사 줄도산 사태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처음에는 말도 안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실제로 지방에서는 이미 몇몇 건설사가 부도처리되는 등 문을 닫기 시작했다.

미분양 문제, 집값 하락 등도 지방에서부터 시작했다. 건설사 줄도산 사태가 경기도, 서울 등 수도권까지 번지지 않는 다는 보장은 없다. 이미지 타격을 우려해 ‘우리는 걱정 없다’며 유동성 위기를 부인하는 건설사도 많지만 내부적으로는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는 건설사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만큼 건설사들의 자금난은 피부로 느껴질 만큼 심각하다. 내년 상반기 중 보유 현금이 부족한 건설업체는 부도가 일어나고 하반기에는 이들 업체에 자금을 지원한 금융권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경제에도 분명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에 정부와 업계는 반드시 대응해야 한다.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사태에 빠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줄도산은 정말 위험하다. 중견건설사부터 대형건설사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 정부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어중간한 대응으로는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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