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태 기자
김익태 기자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겠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유통업계의 ‘최저가 정책’이 소리 없이 사라졌다.

대형마트들은 12년 전인 2010년에도 ‘10원 전쟁’을 벌였으나 수익성 악화 문제로 1년 만에 일제히 중단했다. 다시 돌아온 최저가 마케팅은 이번에도 결국 버티질 못했다.

물론 올해 최저가 마케팅의 반응은 뜨거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커머스 성장세에 밀려 부진을 겪던 대형마트가 물가안정을 내세워 존재감을 보이기도 했다. 홈플러스 당당치킨 열풍에 치킨, 피자, 탕수육 등 반값 시리즈가 큰 호응을 얻으면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어느새 최저가에 내성이 생겼다. 파격적으로 저렴한 게 아니라면 말이다. 기자 역시 저가 상품을 원할 때 마트보단 클릭 몇 번으로 주문이 가능한 온라인에서 검색해본다.

마진 문제도 빠질 수 없다. 원부자재 비용 상승으로 제조업체들이 가격을 올리는 상황에서 대형마트가 최저가를 유지하려면 납품 업체로부터 단가를 낮춰 상품을 받거나 손해를 감수해야한다.

물론 마트만의 강점도 있다.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는 기획력이다. 대형마트들은 그간 쌓아놓은 데이터를 활용해 자체상품(PB) 상품이나 특색있는 점포를 선보이는 것은 어떨까.

대형마트 3사는 나란히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젠 실속을 챙겨야 할 때다. 최저가 경쟁이 아닌 마트에 꼭 가야만 하는 차별화 전략을 선보이기 위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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