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호 기자
정현호 기자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포스코 양대 노동조합 중 하나인 포스코지회가 상급단체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와 결별하겠다고 선언했다. 

포스코지회가 ‘조직형태 변경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한 결과 69.9%가 찬성했다. 이에따라  포스코지회는 산별노조인 금속노조에서 탈퇴해 기업노조로 전환한다.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조합원들의  권익이 아니라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정치 투쟁에만 함몰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속노조가 포스코지회의 탈퇴를 막기 위해 지회장과 수석부지회장, 사무장 등 집행부를 제명하면서 조합원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결정적으로 태풍 침수 피해를 입은 포항제철소 복구 과정에 금속노조 측 지원이 없었던 것이 도화선이 돼 포스코지회가 헤어질 결심을 굳혔다는 후문이다. 

포스코 지회의 입장문은 인상적이었다. "포스코지회는 포스코 직원을 위해 일하고 포스코 직원의 권익 향상을 위해서 존재하지만, 금속노조는 포스코지회가 금속노조를 위해서 일하고 금속노조를 위해 존재하기를 원한다”고 했다.  

포스코지회는 이 지극히 당연한 원칙이 배반당했다고 주장한다. 조합원들에게 도움이 되지않는 상급노조에 거액의 조합비를 바치면서 '노예' 노릇을 하지않겠다는 독립 선언이다.

포스코 지회의 결단은 국내 대기업의 노조활동에 상당한 후폭풍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무소불위의 거대노조로 툭하면 정치파업을 일삼는 민주노총에 대한 강력한  경고일 수 있다. 

지금도 현대자동차, 기아 등 완성차기업들은 공장 설립 등 기업의 주요 경영 판단 사안에 노조의 눈치를 보고 있다. 최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파업으로 기업들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애꿎은 국민도 피해 당사자가 됐다. 

기업이 살아야 노조원도 존립할 수 있는데  앞이 보이지 않는 경기침체 속에서 정치성 짙은 강경 일변도의 투쟁이 대다수 조합원들로부터 찬성을  받고 있는지 의문이다.  

디지털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세상이 바뀌고, 기업이 진화하고, 사람들의 인식이 변하고 있는데 노조만 배부른 기득권에 안주하면서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퇴행한다면 미래는 없을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