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 분위기 속 물동량 위축
고물가·고금리 영향, 1000선 아래로 추락
국내 해운기업들 실적 악화 불가피할 듯
운임 회복… 중국 '리오프닝' 여부로 좌우

1000선 아래로 무너져 내린 글로벌 해상운임 하락으로 국내 해운기업들 올해 실적엔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운임 회복 시점도 장담할 수 없어 관련 기업들이 우려하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1000선 아래로 무너져 내린 글로벌 해상운임 하락으로 국내 해운기업들 올해 실적엔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운임 회복 시점도 장담할 수 없어 관련 기업들이 우려하고 있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글로벌 선사들이 해상운임 하락세에 '초비상'이 걸렸다. 가파른 운임 하락으로 기업들 실적에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일각에선 운임이 코로나 펜데믹 이전으로 회귀할 것으로 분석하는 등 실적 고공행진을 거듭했던 HMM도 업황 악화를 피해가진 못할 것으로 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해운기업들은 그간 지속됐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에 따른 역대급 '호황'를 누려왔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업들의 표정히 급격히 어두워졌다.

당초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국제 교역이 늘며 물동량이 폭증할 것이란 기대가 높았으나,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경기침체 시그널이 나타나면서 기대감은 우려도 바뀌었다.

국내외 경기침체가 두드러지면서 글로벌 해상운임 지표도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특히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의 경우 지난달 1000선 아래로 떨어지는 등 7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미국 주요 항만들의 적체현상 완화와 코로나 펜데믹 당시 가중됐던 공급망 혼란이 이전과 달리 완화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중국과 미국 서안을 잇는 해상운임(단기 기준)은 1년 새 90%가량 주저앉았다.

미국과 유럽의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해상운임이 연내 반등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지난해 1월 SCFI는 5109.60 포인트로 최대치를 찍은 후 장기 하락세로 접어든 모습이다.

업계 안팎에선 고금리와 고물가, 경기침체 등이 맞물리면서 운임 추가하락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철을 계기로 해상 물동량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도 빗나갔다. 

최근엔 글로벌 해운업계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MSC와 머스크의 운항동맹 해체도 예고돼 컨테이너 항로 변화 등 지각변동도 예상된다. 당장 국내 해운사들의 올해 실적엔 ‘빨간불’이 켜졌다. 

이는 경영정상화를 이뤄낸 HMM 민영화 추진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간 사상최대 실적을 올렸으나, 지난해부터 이어진 운임 하락의 영향으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코로나19 봉쇄 해제를 통한 현지 소비심리가 회복될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물동량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경제활동이 정상화 궤도에 오르면 해당 국가에 수출 물량도 이전보다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자연스럽게 국내 선사들이 주력하는 컨테이너선 운임 회복으로 작용해 실적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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