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이슈 픽] 전동화 '가속페달' 정의선… 다음은 로봇 대중화?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4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모빌리티쇼 현장을 찾아 경쟁사인 테슬라가 선보인 테슬라봇(프로젝트명 옵티머스) 등 로봇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현장에서 정 회장은 테슬라봇뿐 아니라 고스트로보틱스 4족 로봇 등을 유심히 살피며, 질문 세례를 쏟아내기도 했다. 탑재된 배터리는 어디 것인지에 대한 문의부터 다양한 질문을 던진 뒤에는 관계자 답변에 경청했다. 

현재 그룹은 완성차 중심에서 미래 모빌리티기업으로 전환을 가속했고, 정 회장은 로봇에 남다른 애착을 드러냈다. 실제 그는 사재를 출연해 로봇 관련 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바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날 정 회장이 테슬라봇 등을 집중적으로 살핀 점을 주목했다. 이에 자연스럽게 중점 추진 중인 전동화 비전 달성 이후엔 다양한 로봇제품 상용화를 목표로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회사는 로봇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욨다. 서비스 로봇 ‘달이’(DAL-e)를 비롯한 4족 보행 로봇인 '스팟'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국내외 제조현장은 물론 식당 등 사회 곳곳에선 로봇 관련 기술 활용에 필요성은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정 회장은 이와 관련해 “연구개발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모빌리티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와 협력을 활발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로봇 관련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 인수는 이를 위한 시작점으로 보이며, 전기차 전환 비전 달성 후엔 로보틱스 육성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모빌리티쇼 현장에서 보였던 정 회장의 모습도 관련 기술력 고도화는 물론 사업 확대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그는 2년 전 보스턴 다이낵믹스 인수 당시 “시너지를 통해 자유롭고 안전한 이동을 이룩하고 인간은 더 높은 차원의 삶을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이뿐 아니라 CES2022에서도 “인간과 함께 존재하고 협력하는 친구와 같은 로봇(companion robot)이야말로 우리가 지향하는 목표”라며 “한계를 두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때 현지에 50억달러(약 6조3650억원)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회사의 투자분야 중 로보틱스도 포함됐으며, 정 회장의 강한 의지를 드러낸 등 해당 분야에 투자 비중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미 현대차가 내놓은 이른바 로봇개로 불리는 스팟은 산업현장 곳곳에서 활약 중으로 정 회장의 다음 목표는 테슬라가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남양연구소에서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열린 신년회에서도 로보틱스 제품 벨류체인 확대 계획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은 전기차와 함께 로보틱스를 미래사업 중심에 두고 언텍트 문화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관련 시장을 공략에 속도를 높여 새로운 캐시카우로 키워가겠단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며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는 상황에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