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 독주 체제는 당분간 지속될 듯
방산부문 강점 바탕, 수주 격차 좁혀나갈지 주목
업계 "공정질서 체제 확립, 출혈 경쟁 제한될 것"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조선산업에 처음 진출했지만, 방삽부문 시너지가 기대되는 만큼 시장 내 판도를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HD현대, 대우조선해양 제공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조선산업에 처음 진출했지만, 방삽부문 시너지가 기대되는 만큼 시장 내 판도를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HD현대, 대우조선해양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대우조선해양 매각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에 접어 들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7일 한화와 대우조선 간 기업결합 관련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고, 조선산업 지각변동이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충분한 자금력을 갖춘 한화에 편입을 앞둔 상태로 경영 정상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양사의 합병은 이르면 5월 중 완료될 것으로 전망되며, 대우조선은 본격적인 재도약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당장 업계에선 현재 조선 ‘빅3’ 구도는 지속될 것으로 봤다. 다만 한화의 자금지원을 통해 대우조선 자체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앞으로 선박 수주를 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국내 조선시장에선 HD한국조선해양이 맏형으로 불리며, 대우조선과의 수주 격차를 크게 벌렸다. 관심은 회사가 지금의 독주체제를 유지할 수 있을지다. 한화의 경우 이번 인수합병(M&A)으로 조선산업에 처음 진출했다.

추격자 입장이지만, 기존 그룹이 갖춘 방산부문 벨류체인과 대우조선의 군함, 잠수함 등 특수선 건조 분야 기술력이 결합돼 시너지를 내면 시장 내 영향력을 빠르게 넓힐 수 있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한화는 대형선박용 엔진 제조사 HSD엔진 지분 33%를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HSD엔진은 선박용 엔진시장 세계 최대 생산업체 중 하나다. 이는 곧 선박 건조부터 엔진 제작까지 ‘토탈 선박 제조 솔루션’ 제공을 위한 정지작업으로 해석된다. 

그룹은 이와 관련 조선시장 판도를 뒤바꿀 준비에 분주하다. 당장 대우조선 경영 정상화를 적극 지원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사명 교체도 검토 중으로 ‘한화오션’이 대우조선의 새 이름으로 유력시되는 분위기다.

오랜 기간 대우라는 이름으로 조선산업 내 입지를 구축했지만, 한화는 이를 과감히 지우고 신규 브랜드를 앞세워 일반 선박은 물론 군함 등의 특수선시장을 빠르게 점유하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와 관련 대형 조선사 간 선의의 경쟁을 통한 친환경 선박을 비롯한 다양한 선종 건조에 있어 초격차 기술력 확보가 탄력받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공고해진 3사 경쟁구도 속 동반성장 체계가 마련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산업 재편이 이뤄짐에 따라 과거처럼 저가 수주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은 이전보다 낮아질 것”이라며 “민간기업들이 중심이 되는 등 시장 내 공정질서 체제가 확립돼 서로 간의 과다 출형 경쟁을 자제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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