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 임시 주총서 사명변경·새경영진 구성 완료
조선 3강 구도 뚜렷, 모두 부회장 직급이 대표로 사업 총괄
정기선 HD현대 사장·김동관 한화 부회장, 리더십 대결 관심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한화그룹 편입을 앞둔 대우조선해양이 21년 만에 사명을 바꾸고 경영진도 새롭게 구성한다. 새출발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으로 신규 이사회 윤곽도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오는 23일 임시 주주총회 소집하기로 했다. 한화와 기업 합병 절차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본격적인 새판짜기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임시 주총에 오른 핵심 안건은 사명 변경을 위한 정관 개정과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신규 선임 내용이다. 한화그룹은 사내이사 후보로 권혁웅 ㈜한화 지원부문 부회장, 김종서 전 한화토탈에너지스 대표, 정인섭 전 한화에너지 대표 등을 내세웠다.
권 부회장의 경우 사명 변경 후 출범할 한화오션 초기 대표에 오를 예정이다. 그는 카이스트 박사 출신으로 한화에너지·한화토탈에너지스 대표이사를 역임하는 등 그룹에 미래 먹거리 발굴에 힘써왔다.
그룹은 그를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동시에 신임 대표 자리를 맡겼다. 앞서 권 부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발표 이후부터 현재까지 인수팀을 직접 총괄 중이다. 한화는 그의 역량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3세 김동관 부회장도 기티비상무이사로서 이사회 멤버로 합류해 대우조선해양의 조기 정상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해양 솔루션 리더'를 목표로 삼은 그룹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이신형 대한조선학회 학회장(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현낙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지 P. 부시 마이클 베스트 앤 프리드리히 LLP 파트너, 김재익 전 KDB인프라자산운용 대표이사, 김봉환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추전됐다.
경영진은 한화 출신 인사들로 대거 교체되는 등 그룹의 정체성이 심어지는 것이다. 사외이사진의 경우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조카인 조지 P. 부시 마이클 베스트 후보가 눈에 띄며, 막강한 진용이 꾸려졌다는 평가다.
이로써 국내 조선 3사 대표는 모두 부회장급 직책이 맡는 것은 물론 대기업 산하에 속하게 됐다. HD현대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 수장은 가삼현 부회장이며, 삼성그룹 계열사 삼성중공업은 최성안 부회장이 각자대표 자리를 맡아 사업을 이끌고 있다.
당장 글로벌 시장에서 3사 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업황은 호조세로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그간 부진을 털어내고, 흑자전환을 달성하는 등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유일하게 적자 늪에 빠져있는 상태다. 이에 업계에선 치열한 수주 경쟁에 나서기 이전 회사의 경영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본다.
한화는 임시 주총 이후 총 2조원을 투입해 대우조선해양 유상 증자에 참여, 지분 49.3%를 확보한 뒤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앞으로 흘러갈 조선 3사 경쟁 구도가 초미의 관심사다. 단연 국내 조선업계 맡형으로 불리는 HD한국조선해양이 앞서가는 형국이지만, 한화그룹의 전방위 지원을 받게 될 대우조선해양의 추격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그간 부진했던 삼성중공업도 최성안 부회장이 정진택 사장과 공동대표로 사업을 진두지휘하면서 올해 1분기 적자 고리를 마침내 끊어냈다. 또 회사는 악성 재고인 드릴십을 처분한 데 이어 수익성 증대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력 유출 문제와 관련 신경전을 벌인바 있던 3사의 경쟁 구도가 확실해진 만큼 연간 수주 성적표에 대해서도 시선이 모인다.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사장과 김동관 한화 부회장의 오너 3세간 해양분야 강자를 놓고 펼칠 맞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업계 관계자는 “3강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HD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관계에 유독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양사 모두 조선분야 수직계열화를 통해 시장 지배력 확대를 꾀하는 등 미래 선박시장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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