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공식 출범 후 첫 대규모 체용 나서
'경영정상화' 목표, 채용규모 제한 없어 눈길
타 조선사 견제 속 인력 채용 흥행여부 관심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대규모 인력 채용에 나선 한화오션이 조선업계가 겪는 고질적인 인력난 속 전문인력 확보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조선 3사의 고급 인재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 상황으로 올해 공식 출범한 한화오션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그간 인력 이탈이 많았던 생산과 설계분야를 중심으로 대규모 인력 채용에 나섰다. 이외에도 영업·사업관리, 재무, 전략, 인사 등 전 직무에서 우수 인력을 대거 영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보통 기업 채용은 규모와 관련 제한을 두는 게 보통이지만, 한화오션은 이례적으로 규모의 제한 없이 인재를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친환경 분야 등을 비롯한 강점을 지닌 설비분야 정상화를 위한 미래 우수인재 선 확보 차원이라는 게 사측 설명이다.

하지만 조선사 간 인력 유출 등이 문제가 되는 등 대규모 인력 채용이 계획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조선 빅3는 고급인력 확보를 두고 서로 간을 견제하는 등 업계 1위 HD현대중공업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당하기도 했다. 

타사 핵심 인력을 고연봉과 보너스 등 부당한 방식으로 유인했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당시 삼성중공업·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케이조선·대한조선 등 조선 4사는 “업계 평균 이상의 연봉으로 부당 유인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올해 경영정상화를 목표로 한화오션이 본격적인 인력 확보에 나서면서 업계 내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력 유출 문제에 있어선 각 사의 자존심이 달린 문제라는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업황은 초황기를 맞았지만, 인력 유입도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실제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조선업계에서 부족한 생산직 인력은 1만3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조선 3사는 임금체계 개편을 비롯해 사내 복지 수준 향상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주 호황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인력 유출은 선박 건조에 차질을 불러오는 등 정상적인 납기에 영향을 미친다. 

또 친환경 트렌드 대응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낸 조선 3사 입장에선 연구개발(R&D) 인력 확보도 절실하다. 당장 한화오션은 제한 없는 대규모 인재 채용을 통해 그간 벌어진 업계 1, 2위 기업과 격차를 좁혀갈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전 세계 친환경 선박 발주량을 국내에서 휩쓸고 있지만, 수년간 지속된 불황 탓에 인력은 현저히 부족한 상태”라며 “조선사들이 인력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선 이유는 경쟁력 악화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한화그룹에 편입된 한화오션이 모기업의 지원을 받아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우수인재 확보에도 각별한 공을 들이는 모습”이라며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대규모 공채나 내부 인재 추전제도 등을 활용해 맞불을 놓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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