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 1800%대로 상승
대규모 유증, 400%로 낮췄지만 우려는 지속
업황 호조에도 '흑자전환' 달성 시점 미뤄져
'수익성개선·인력확충·중장기전략' 수립 시급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저가 수주 여파로 국내 대형조선사 간 경쟁에서 한발 밀린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을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한화오션이 조기 경영정상화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고 본다.

올해 1분기 한화오션은 62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부채비율도 1800%대로 치솟았다. 앞서 정부 산하에서 중장기전략 마련에 소홀했던 영향이 커 보인다. 한화그룹 편입 과정에서 대규모 유상증자(약 2조원)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했으나, 유동성 강화를 위해선 그룹 차원의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제공

◆지난해 '비상경영' 선포, 재무 불안은 여전

한화그룹 산하에서 새출발에 나선 한화오션의 적자 탈출이 지체되는 모습이다. 최근 조선업 호황 속 흑자 전망도 나오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개선해야 할 부분이 더 많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가장 시급한 곳은 재무 쪽이다. 특히 지난해는 노조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한화오션은 전사 차원의 비상경영을 선포한 바 있다. 하지만 비상경영에도 수익성은 나아지지 않았고, 6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냈다.

실적 부진과 함께 부채비율도 전년 동기(약 500%) 대비 3배가랑 오른 1858.3%를 기록했다. 한화그룹 편입으로 2조원의 자금이 수혈돼 부채비율이 459.7%로 대폭 낮아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안정화됐다고 보기엔 어렵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현재 한화오션이 액화천연가스(LNG) 등 친환경 선박 위주의 3년치 일감을 쌓아 둔 것이다. 현재 한화오션이 보유한 약 40조원에 달하는 수주잔고는 위안거리다. 하지만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한화그룹에 편입된 한화오션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한 상태지만, 우려의 시선은 여전하다. 앞으로 이뤄질 부채 상환 등에 대비해 유동성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한화 제공
한화그룹에 편입된 한화오션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한 상태지만, 우려의 시선은 여전하다. 앞으로 이뤄질 부채 상환 등에 대비해 유동성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한화 제공

◆모기업 지원 속 유동성 개선 성공여부 관심

이처럼 많은 일감을 보유했음에도 우려는 여전하다. 조선업 불황기에 이탈한 인력으로 정작 선박을 건조할 인원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다. 이에 한화오션 관계자는 “인력 이탈이 많았던 생산과 설계분야를 중심으로 대거 채용해 강점이던 생산·설계 역량을 조기에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공적자금 회수 부분도 선제적인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의 유동비율이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지난 3년 동안 100%를 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며 단기 채무 상환능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때문에 LNG운반선 이외의 선종 다변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선 모기업의 꾸준한 지원이 필수적이다. 한화오션이 자금력을 갖춘 한화그룹의 지원을 바탕으로 조기 경영정상화와 중장기전략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유증을 통해 재무구조가 개선된 것은 맞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단기간 내 자체 현금창출이 가능할지 의구심이 높은 상황”이라며 “당장의 수주경쟁 집중보단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우선순위를 둔 전략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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