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임 약세 지속, '900선' 붕괴 우려도 커져
HMM 등 국내 해운사 올 1분기 실적에 비상등
대규모 투자·중장기 전략 앞세워 '생존책' 모색

해상운임에 가파른 하락세, 최대 해운동맹 해체 등 글로벌 해운산업이 이전과 다른 양상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은 변화를 맞아 각자만에 생존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사진=HMM 제공 
해상운임에 가파른 하락세, 최대 해운동맹 해체 등 글로벌 해운산업이 이전과 다른 양상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은 변화를 맞아 각자만에 생존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사진=HMM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글로벌 컨테이너선 운임이 9주 연속 하락세다. 여기에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의 해체 등 글로벌 해운산업 변화가 가속화됐다. 해운 업황은 이전 모습과 달리 최악이다. 

이 과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실적 호조를 기록했던 국내 해운업계는 새로운 환경을 맞아 대응책을 고심 중이다. 

2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연일 급락한 해상운임 지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기침체로 1000선마저 붕괴되는 등 900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 세계적으로 물동량이 늘지않는 등 컨테이너선 운임비 하락세가 지속되면서다.

당장 업계 안팎에서는 컨테이너 운임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최대 해운동맹 ‘2M’의 해체 발표를 시작으로 해운 동맹 해체 움직임도 빨라진 것도 운임 약세 지속 관측에 힘을 싣는다. 

이처럼 업황 전반에 퍼진 불안감으로 우리나라 최대 국적선사인 HMM을 비롯한 해운기업들에 대응책에 관심이 쏠린다. 국내의 경우 컨테이너선 의존도가 벌크선 등과 대비 높다는 점에서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HMM의 경우 지난해 매출 93.1%(17조3050억원)가 컨테이너부문에서 나왔다. 실적 방어 차원에서도 대응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회사는 앞서 15조원대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미래성장 기반을 다지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됐으며, 중장기 투자 전략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당장 HMM은 민영화 작업도 속도를 낸 상황에 실적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톱티어로 성장한다는 각오다.

특히 회사는 최근 90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9척을 도입하는 신조 계약 및 금융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도 속력을 내는 등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쏟고 있다.  

대한해운·팬오션 등 국내 해운업체도 1분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돌파구 찾기에 분주하다. 특히 팬오션은 벌크선 운용선 확대, 잉여현금흐름을 기반으로 한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확장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SM그룹 내 SM·대한상선 등도 노선 다양화 등 몸집을 키워 불황기를 극복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일각에선 글로벌 운임지수가 반등할 경우 국내 해운사들의 경쟁력은 물론 실적도 바닥을 치고 다시 올라갈 것으로 관측한다. 

업계 관계자는 "HMM이 이른바 친환경 경영에 신호탄을 쏘는 등 변함없는 투자 전략으로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며 "과거 해운기업 간 치킨게임이 벌어졌던 당시와는 상황이 달라졌다. 체질이 개선됐고 운임지수 하락에 따른 실적 타격도 그리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와이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