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절차 본격화에도 시장 반응은 미지근, 시작부터 난항
M&A시장 큰 손 LX·SM·CJ그룹 등 잠재적 유력후보로 거론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느 HMM 매각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했다. 올해 인수합병(M&A)시장에 관심을 한 몸에 받는 HMM 매각절차가 신호탄을 쏘아 올린 셈이다. 사진=HMM 제공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느 HMM 매각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했다. 올해 인수합병(M&A)시장에 관심을 한 몸에 받는 HMM 매각절차가 신호탄을 쏘아 올린 셈이다. 사진=HMM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올해 인수합병(M&A)시장에서 빅딜이 될 것으로 보이는 HMM 매각 주관사가 결정됐다.

이 회사 최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이하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이하 해진공)는 경영권 매각 용역 수행기관(매각 자문단) 선정 절차를 매듭지으면서 물밑으로 인수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은과 해진공은 HMM 매각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하고, 이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기관은 지난 20일 매각 자문단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서를 최종적으로 수령, 검토하는 등 관련 절차를 속전속결로 마쳤다. 

매각에 대한 회계와 법무 자문은 각각 삼일PwC, 법무법인 광장이 맡는다. HMM 민영화 작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재계 전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영 정상화 과정을 거쳐 국내 해운업계 1위이자 몸값만 6조원대를 웃도는 기업을 품을 새 주인이 누가 될지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여러 인수 후보군이 언급됐지만, 포스코와 현대글로비스 등은 업계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인수설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여전히 LX, SM, CJ 등 M&A시장 큰 손들이 남았다. 

재계는 이들 그룹의 자금 동원력은 문제가 없고, 사업과 연계한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진다고 분석한다. 영위하는 분야 역시 해운업과 시너지를 내기에 충분하다.

앞으로 매각 절차는 경쟁입찰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복수 후보가 인수 의향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HMM은 지난해에만 10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며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문제는 해운업황 침체기 속에서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는 점이다. 

이에 기존 유력 인수후보군으로 분류되던 포스코와 현대자동차그룹 등이 줄줄이 발을 뺐다.

이들은 인수 관련 내부적으로 검토된 적 없다며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현재 가장 많이 거론되는 기업인 LX그룹도, 뚜렷한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업계에선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선 것에 주목해 이른 시일 내 어떤식으로든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LX판토스란 물류 자회사를 둬 접점이 있기 때문이다. 

대항마로는 HMM 3대 주주로 올라선 SM그룹과 물류회사인 CJ대한통운을 보유한 CJ그룹 정도다. 매각 주관사가 삼성증권인 만큼 같은 그룹 관계사인 삼성SDS도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은 후보 중 하나다. 

업계에선 매물로 나온 HMM이 보여준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기업들도 매력을 느낄 것으로 봤지만, 선결돼야 할 과제는 만만치 않다. 회사가 발행한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이 대표적이다.

매각가 이외 산은, 해진공이 보유한 영구채 처리 문제가 해결되는 게 우선으로, 인수전의 흥행이 달렸다. 당장 용역을 통해 매각 시기와 잠재적 투자자 등을 분석하고 주식을 비롯한 채권 처리 방안 등이 확정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HMM이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안정화를 이루는 등 국적 선사라는 이유가 가장 큰 메리트지만 지분 이슈가 얽혀있어 매각이 첫발부터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며 “영구채는 최대 걸림돌로 잠재적 인수 후보군들도 이를 고려해 신중히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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