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매각작업 '속도전'… 산적한 과제 많아
먹구름 낀 해운업황 등 시작부터 난항 예고
승자의 저주’우려↑, 경기침체도 변수 될 듯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국내 해운선사인 HMM 민영화 절차를 본격화했다. 강석훈 산은 회장이 속도감 있는 경영권 매각 추진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대우조선해양 사례처럼 급물살을 탈지 관심이 쏠린다.
3일 정부 등에 따르면 국책은행인 산은은 해진공과 HMM 경영권 매각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용역 수행기관(자문사)을 선정하는 절차를 거쳐 구체적인 매각전략을 수립할 방침이다.
자문사는 이 과정에서 컨설팅을 포함, 매각 절차 전반에 자문을 제공한다. 산은과 해진공은 이와 관련 매각과 회계, 법무 각 1개사를 선정해 자문단을 꾸릴 예정이다.
앞서 양 기관은 HMM의 유동성 위기가 발생한 2013년 채권은행 자율협약 등으로 정상화를 지원해왔고, 현시점을 매각 적기로 판단했다.
공동관리를 통해 HMM 재무 건전성은 유동성 위기를 겪던 당시와 달리 회복된 모습으로 실적도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실제 이 회사의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18조5868억원, 9조9455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다.
이에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민간기업에 매각돼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산은과 해진공도 HMM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초점을 맞췄고 경영권 매각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다.
자문사 선정과 컨설팅이 만료되면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 해당 내용이 보고돼 최종 매각 공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안팎에선 CJ, 현대차, LX, SM 등을 잠재적 인수 후보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추진하는 사업과 연계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은과 해진공이 현재 보유 중인 HMM에 대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주권부사채(BW)가 최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매각작업에 속도를 낸 상황에서 해운시장에 닥친 불황으로 인수 의향을 나타낼 기업이 나올지도 미지수다. 최근 국내외 경기침체 분위기와도 맞물려 최대 11조원에 달하는 인수가격이 큰 부담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또 그간 사상 최대실적을 잇달아 경신한 HMM이 올해 실적 침체기에 빠질 가능성도 높다. 해상운임 추락 등으로 회사가 수익성 방어에 실패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기업들도 인수와 관련 이를 우선 수위에 두고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해운 침체기에 따른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고 있지만, 한편에선 인수가격이 글로벌 해운시장 분위기로 인해 11조원 대비 떨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이를 저가 인수의 기회로 보는 시각이 공존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정부에서도 몸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매각을 서두르려 한 것 같다”며 “해운업황이 좋지 않은 시기에 매각작업이 공식화돼 불안 요소가 많지만, 미래사업 확장 가능성을 감안하면 HMM은 인수합병(M&A)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매물인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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