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외식업계 절대공식이 된 '이상한 셈법'
납득할만한 가격인상 이유 명확히 고지하길

김익태 기자
김익태 기자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원가 인상 요인을 내부적으로 감내해 왔으나 원·부자재와 인건비, 물류비 상승 등으로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결정했습니다.”

새해부터 시작된 줄줄이 가격 인상이 아직도 멈추지 않는다. 너도나도 입을모아 원·부자재 등 각종 제반 비용 상승이라는 같은 이유로 가격을 올렸다.

프랜차이즈업계인 교촌치킨, bhc치킨, 버거킹, 써브웨이,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모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최근 서민들이 즐겨먹는 소주 값도 올랐다. CJ제일제당, 대상, 동원F&B, 롯데제과, 농심 등도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장류, 아이스크림, 스낵 등의 가격을 인상했다. 가격 인상 이유는 전부 다 똑같다.

매번 들려오는 인상 소식에 소비자는 “월급 빼고 안 오른 게 없다”라는 말이 나온다. 맞는 말이다. 재료값이 하락했다고 출고가를 인하한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으니까 말이다. 결국 물가인상의 체감은 소비자가 겪을 뿐이다.

소비자가 겪는 외식물가가 무섭게 치솟는다. 김치찌개와 칼국수값이 1인분에 7000원을 훌쩍 넘어서는 등 지난달 외식물가지수는 12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물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다. 원재료값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 기업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제품을 팔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다만 앞으로는 가격 결정을 공개하고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알려준다면 어떨까. A 재료는 얼마가 올랐고, B 포장지는 얼마가 올라서 이 정도의 인상을 결정했다고.

가격이 올라도 소비자들이 납득하는 이유라면 가격이 올라도 이왕 먹는 음식 기분좋게 사먹지 않을까. 가격 인상 이유를 소비자가 납득하도록 명확하게 고지해 모범사례를 보이는 기업의 등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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