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AI·IDC·클라우드·UAM 등 신성장사업 발굴준비
게임사 CEO, 내수시장 한계… 글로벌, 블록체인 투트랙
포털기업 글로벌 진출 원년… 일본·유럽 등 콘텐츠사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은 산업, 경제, 사회 등 다양한 영역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왔다. 전통적인 산업구조와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됐고, 경제 전 영역에서의 디지털화를 더욱 가속화했다. 코로나19 등장 후 3년. 이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열리면서 기업들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서울와이어는 2022년 창간 7주년을 맞아 팬데믹이 바꾼 변화를 살펴보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응방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IT기업 CEO들은 AI, 메타버스 신사업과 글로벌시장 진출 등으로 엔데믹 이후 매출둔화에 대응한다.  사진=픽사베이
IT기업 CEO들은 AI, 메타버스 신사업과 글로벌시장 진출 등으로 엔데믹 이후 매출둔화에 대응한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정보기술(IT)분야 최고경영자(CEO)들의 포스트코로나 화두는 사업확장이다. 이통3사들은 탈통신사업 일환으로 인공지능(AI)분야 사업에 뛰어들었고 게임사와 포털기업은 글로벌시장과 블록체인사업에 집중한다.

타분야보다 IT분야의 시장변화 속도가 빠르기에 CEO들도 신속하게 대응하는 모양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동안 받은 수혜를 사업 확장에 대부분 사용하려는 계획이다.

◆AI, 메타버스 등 새먹거리 확보 

이통사 대표와 기업 총수들은 신사업 확보 방안에 집중한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펜데믹 기간동안 통신외 신사업에 투자했고 확산세가 줄어들자 가시적인 사업 성과를 내놓았다.

구현모 KT 대표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KT클라우드의 상장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회사의 통신사업 성장 한계를 신사업으로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주요 수익처가 될 수 있는 클라우드분야의 성장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는 “KT클라우드는 구체적인 상장 추진 계획은 없으나 앞으로 기업공개(IPO) 가치가 높아져 몇조원대 회사가 되면 주주가치보호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KT클라우드 주식을 주주에게 배당해 줄 수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 대표의 신사업 계획은 클라우드와 AI로 요약된다. 디지코(DIGICO) 전환이 그의 최대목표인 만큼 관련 사업들 성장세를 내세워 기업규모를 2025년까지 100억달러(12조6800억원) 이상 늘린다는 목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AI분야 사업에 관심을 보인다. 최 회장은 SKT의 미등기 임원직을 맡아 직접 AI사업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AI스피커 서비스 ‘누구’(NUGU)로 성과를 냈으나 이를 개인고객서비스로 확장하는 식이다. 지난 16일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 AI에이전트서비스 ‘에이닷’(A.)은 최 회장이 강조하는 아이버스(AIVERSE) 실현의 토대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취임한 뒤로 ‘찐팬론’을 강조하던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엔데믹에 맞춰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2종의 메타버스 서비스를 공개했고 서비스 모두 특정 세대 맞춤으로 개발됐다. 황 대표는 지난 17일 유플러스 가상오피스, 키즈동물원, 무너 대체불가토큰(NFT) 등의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황 대표는 자사 메타버스 타깃을 ‘알파세대’라고 명명하고 맞춤형 전략 성과를 낼 계획이다. 알파세대는 2010년대 초반부터 2020년대 중반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우측)는 지난 13일 네이버 밋업 행사에서 향후 5년 내에 글로벌 사용자 10억명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네이버 제공
최수연 네이버 대표(우측)는 지난 13일 네이버 밋업 행사에서 향후 5년 내에 글로벌 사용자 10억명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네이버 제공

◆글로벌시장 진출 원년

새로운 수장을 맞이한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를 글로벌시장 진출 원년으로 삼았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유럽시장으로,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일본시장에 안착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국내 양대 포털기업들은 지난해 플랫폼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 조직문화 문제 등으로 잡음을 빚었다. 국내시장 위주 성장한계까지 드러나면서 방향을 글로벌로 돌린 셈이다.

최 대표는 지난 13일 경기도 분당 제2사옥 ‘1784’ 오픈 기념 밋업 행사를 열고 ”‘팀 네이버’가 글로벌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하고 5년안에 글로벌 사용자 10억명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네이버가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는 ‘글로벌 2.0’ 단계를 완수했고 기술리더십, 국내 파트너십 시너지를 더한 ‘글로벌 3.0’ 단계로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북미, 일본, 유럽 등을 주요 진출시장으로 잡고 지역에 최적화된 사업을 진행한다.

특히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를 유럽사업개발 대표로 내세워 유럽의 특정상품판매(버티컬커머스)시장에 네이버의 커머스 분야 역량을 접목할 예정이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미래 10년 핵심키워드를 ‘비욘드 코리아’, ‘비욘드 모바일’로 잡았다. 사진=카카오 제공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미래 10년 핵심키워드를 ‘비욘드 코리아’, ‘비욘드 모바일’로 잡았다. 사진=카카오 제공

남궁 대표는 미래 10년 핵심키워드를 ‘비욘드 코리아’, ‘비욘드 모바일’로 잡았다. 그는 웹툰, 웹소설 등 지식재산권(IP) 사업과 카카오톡의 글로벌 커뮤니티화 등을 추진한다. 

유명 웹툰, 웹소설 IP사업은 이미 성과를 내는 중이다. 웹소설 ‘사내맞선’의 드라마화는 넷플릭스 비영어권 드라마 1위, 국내 동시간대 시청률 1위등의 기록을 세웠다. SBS에서 방영 중인 ‘어게인마이라이프’도  순간 최고 시청률 11.7%(닐슨코리아), 5주 연속 금토드라마 1위 등을 기록했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톡의 앱 서비스를 늘려 카카오톡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개선할 예정이다. 남궁 대표는 “이용자들이 카카오톡을 더 가볍게 즐기는 서비스로 인식하고 방문할 수 있도록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며 “지인들을 연결한 덕분에 한국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5000만 국민을 모두 연결할 수 있었지만 확장을 위해 비지인영역으로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대만시장에서 리니지W의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시장 매출 비중을 늘리는데 집중한다.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대만시장에서 리니지W의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시장 매출 비중을 늘리는데 집중한다.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P2W 넘어 블록체인 P2E 준비

국내 게임업계는 블록체인신사업을 중심으로 도약을 준비한다. 블록체인에 기반한 플레이투언(P2E)게임이 국내에서 서비스가 불가능한 탓에 글로벌시장으로 시선을 돌렸다. 게임콘텐츠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플랫폼 생태계를 만드는 식이다.

다만 블록체인사업에 대한 시선은 넷마블, 엔씨소프트, 넥슨 등 3N이 서로 다르다. 넥슨은 최근 김정주 넥슨 창업자가 세상을 떠나고 본 사업인 게임 개발에 더 집중한다. ‘리니지W'로 반년만에 최고 분기실적을 내세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신작 개발에 블록체인 NFT 도입을 준비한다.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 방준혁 넷마블 코웨이 의장은 "넷마블이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등 차세대 기술로 또 한번의 진화와 재도약에 나선다"며 "올해 다양한 블록체인 신작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올해 신작 게임 20종의 게임 중 14개에 블록체인 NFT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사진=넷마블 제공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올해 신작 게임 20종의 게임 중 14개에 블록체인 NFT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사진=넷마블 제공

방 의장은 올해 출시 예정인 20종 신작 중 70% 이상을 블록체인 게임으로 개발한다. 방 의장은 타사 게임도 자사 블록체인 생태계에 합류시키는 방안도 고민한다. 

김 대표는 리니지W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해 실적이 부진하자 “CEO로서 엔씨가 직면한 현재 상황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엔씨에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고객이 기대하는 모습으로 변화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후 게임 시스템을 재편하고 신작을 내놓으면서 상황을 반전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올 4분기에는 북미, 유럽시장 진출과 블록체인게임 생태계 도입 등을 준비한다.

넥슨은 본업인 게임개발에 집중해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김 창업자가 세상을 떠났으나 이미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였기에 기존 사업계획이 어그러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IT, 게임업계는 공격적인 신사업 행보가 이어진 탓에 내실을 다지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본다. 아직 글로벌시장은 진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국내사업의 매출 증대를 놓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IT기업들이 엔데믹을 기점으로 신사업 성과를 내는 중”이라며 “국내시장 성장한계를 글로벌시장 진출로 메우는 식이나 국내사업에서도 성장세를 유지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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