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영향에 오프라인 유통업체 부진
신사업 돌파구 마련, M&A로 시너지 강화
해외 성장동력 확보, "K푸드 위상 높일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은 산업, 경제, 사회 등 다양한 영역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왔다. 전통적인 산업구조와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됐고, 경제 전 영역에서의 디지털화를 더욱 가속화했다. 코로나19 등장 후 3년. 이제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열리면서 기업들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서울와이어는 2022년 창간 7주년을 맞아 팬데믹이 바꾼 변화를 살펴보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응방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 전통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부진은 계속됐다. 사진=픽사베이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 전통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부진이 계속됐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가장 큰 변화를 겪은 곳 중 하나가 유통업계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 전통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부진이 계속됐다.

이들은 코로나19 등장 후 3년이라는 기간 동안 신사업을 강조하며 체질 개선에 힘썼다. 유통기업들은 온·오프라인 채널 시너지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단행했다. 식품업계에선 글로벌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M&A로 미래 먹거리 찾는 유통기업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달 말 아마존 1등 매트리스기업 지누스 인수를 마무리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3월 지누스 창업주 이윤재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 30.0%(경영권 포함)를 7747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가 주목받는 건 그간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단행한 M&A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기 때문이다. 이는 정 회장의 리빙사업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해 정 회장은 ‘비전 2030’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리빙사업 부문 매출은 5조원까지 키우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비전 2030은 앞으로 10년간 그룹이 추구해야 할 핵심 가치와 사업 추진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M&A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업은 신세계그룹이다. 신세계는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삼고 공격적으로 인수합병을 시도했다. 지난해 1월 SK와이번스 인수를 시작으로 W컨셉 인수에 성공했다. 6월에는 이베이코리아를 3조4000억원에 품었고 뒤이어 스타벅스코리아를 싱가포르 투자청과 함께 완전 인수했다.

이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과 이어진다. 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신세계만의 디지털 생태계 ‘신세계 유니버스’를 언급했다. 그는 “고객의 시간과 공간을 점유하기 위해서 온·오프라인 모든 일상을 신세계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 역시 지난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3월 롯데쇼핑이 중고나라를 300억원 인수를 시작으로 9월에는 한샘 인수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2995억원을 투자했다. 11월에는 롯데홈쇼핑을 통해 초록뱀미디어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25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지난 1월에는 롯데지주가 한국미니스톱을 3134억원에 인수했다. 

롯데는 계속해서 유통부문 M&A에 적극 나선다는 입장이다. 김상현 롯데 유통군 HQ 총괄대표(부회장)는 올해 M&A 계획에 대해 “사업과 연관한 M&A는 예의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식품업계는 신규 공장을 바탕으로 물류 이동의 효율성을 높이고 제품 구색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사진=각사 제공
식품업계는 신규 공장을 바탕으로 물류 이동의 효율성을 높이고 제품 구색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사진=각사 제공

◆글로업 진출 속도, 신규 공장 확장

식품업계는 최근 대규모 부지의 신규공장을 가동하며 국내외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 신규 공장을 바탕으로 물류 이동의 효율성을 높이고 제품 구색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양식품은 지난 2일 수출 전진기지인 밀양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2400억원이 투입된 밀양공장은 연면적 7만303㎡에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로 설립됐다. 연간 최대 6억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다.

삼양식품은 밀양공장을 기반으로 해외 수요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2016년 26% 수준이었던 삼양식품의 수출 비중은 2019년 50%, 지난해 60%를 넘어서며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메이드인 코리아 자존심 걸고 K푸드 위상 높이며 세계시장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농심은 지난달 29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쿠카몽가에 제2공장을 완공했다. 농심 제2공장은 약 2만6800㎡ 규모로 용기면 2개, 봉지면 1개 라인으로 건설됐다. 제2공장 라면 생산 규모는 연간 3억5000만개로 2005년 건설한 미국 제1공장까지 합하면 미국 내 연간 라면 생산량이 8억5000만개로 늘어난다.

농심은 2025년까지 지난해 매출 대비 2배 성장한 ‘8억 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제2공장 준공식에서 “일본을 꺾고 미국 라면시장 1위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풀무원은 최근 300억원을 투자해 중국 베이징 핑구 공장 부지에 지상 3층 면적 1만2146㎡(약 3674평) 규모의 2공장을 완공했다. 2공장은 전자동 생산 시스템으로 두부생산 능력이 연간 1500만모에서 6000만모로 4배 커졌다.

풀무원은 공장 생산라인을 재배치해 효율성을 높였다. 1공장은 냉장면과 파스타 등 신선 가정간편식(HMR) 전용 생산 기지로 활용한다. 2공장은 두부를 중심으로 한 식물성 지향 제품 생산 거점으로 만들어 중국 전역으로 사업 확대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효율 풀무원 대표는 “베이징 1·2공장을 중심으로 충칭, 상하이, 남방지역에도 냉동·냉장 HMR 생산 기지를 건설해 중국시장에서 성장세를 가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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