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도로에서 스스로 유턴하고 장애물 피해
차에서 음식 주문·결제하고 사고 신고까지 척척
'단순 이동수단→거대 전자장치' 자동차의 진화

국토부, 서울시, 현대자동차가 함께 레벨4 자율주행택시인 ‘로보라이드’의 시범운행 행사를 9일 진행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국토부와 서울시, 현대자동차는 레벨4 자율주행택시인 ‘로보라이드’의 기술 실증을 위한 시범운행 행사를 9일 진행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서울와이어 박정아 기자] 이동수단 이상의 기능을 품은 자동차들이 속속 등장한다. 복잡한 도로에서 스스로 차선을 변경하고 위험한 상황에는 자동으로 구조요청도 해준다.

지난 9일 서울 강남 도심 한복판에 운전자의 개입 없이 운행하는 자율주행차가 등장했다. 국토부와 서울시, 현대자동차가 함께 레벨4 자율주행택시인 ‘로보라이드’의 시범운행 행사를 진행했다. 레벨4는 운전자의 개입이 거의 필요 없는 자율주행 기술 단계를 의미한다.

시범운행 차량은 보행자, 대형버스 등이 혼재하는 복잡한 도로에서 스스로 차선을 변경하고 좌·우회전, 유턴 등을 스스로 수행했다. 이날 시범운행은 오는 8월 국민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공개하기 전 자율주행 기술과 안전을 사전에 점검하기 위해 진행됐다.

한국은 현재 레벨3 자율주행 상용화 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레벨3는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로에서 시스템이 스스로 앞차를 추월하거나 장애물을 감지하고 피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정부는 이번 자율주행택시 시범운행으로 기술을 고도화해 2027년에는 레벨4 완전 자율주행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스마트폰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자동차도 나왔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주요 차종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기능을 차량과 연동하는 커넥티비티 기술을 적용한다. 이를 통해 기본적으로 차량 탑승 전 스마트폰에서 시동을 걸고 냉난방도 작동할 수 있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SM6 등 주요 차종에 스마트폰 기능을 차량과 연동하는 커넥티비티 기술을 적용했다.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제공
르노코리아자동차는 SM6 등 주요 차종에 커넥티비티 기술을 적용해 이용자의 편의를 높였다. 사진=르노코리아자동차 제공

차에서 바로 주유, 식음료 등을 주문하는 ‘인카페이먼트’ 기능도 포함됐다. 미리 결제 수단을 등록해두면 제휴된 주유소, 식음료 매장, 편의점 등에서 상품 주문부터 결제, 수령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다. 매장에서 주문을 수락하면 길안내 기능까지 연결할 수 있다.

무엇보다 탑승자의 안전을 강화한 기능이 돋보인다. 에어백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하면 차량이 스스로 구조요청을 한다. 고장 등 차량에 문제가 생겼을 때 버튼을 통해 콜센터와 바로 연결하는 기능도 있다.

이밖에 음성명령 기능을 적용한 자동차도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최근 전 좌석에서 음성명령으로 선루프와 창문 여닫기 등을 이용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볼보자동차코리아도 실내 온도, 열선‧통풍 시트를 음성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전동화 등으로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최근의 자동차는 단순 이동수단이 아닌 거대한 전자장치와 같다”며 “갈수록 미디어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업계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12조원 투자를 발표하며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 나섰다. BMW코리아도 독일 본사와 함께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전기화 등 혁신 기술 부문의 연구를 꾸준히 수행하고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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