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완화·연일 무더위 탓 전력수요 급증
국내 전력 거래량·수요 모두 사상최대치 기록
올 여름 전력공급 우려 등 정부 '총력전' 나서

지난주 전력수요가 올해 최대치인 9만2990메가와트(MW)를 기록하는 등 여름철 전력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지난주 전력수요가 올해 최대치인 9만2990메가와트(MW)를 기록하는 등 여름철 전력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서울와이어 DB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최근 지속되는 폭염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정책 완화로 실내 냉방이 급증하면서 여름철 전력공급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11일 한국전력공사(한전)와 전력거래소 등에 따르면 상반기 전력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9% 늘어난 26만9432기가와트시(GWh)로 집계됐다. 이는 상반기 기준 최대치다. 전력거래량뿐 아니라 전력수요도 지난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지난 7일 전력수요는 올해 최대치인 9만2990메가와트(MW)로 역대급 폭염을 기록한 2018년 9만2478MW를 넘어섰다. 앞서 정부가 예측한 전력수요 피크 시점이 한달 가량 앞당겨진 셈이다. 

기존 전력수요 최대가 되는 시점은 8월 2주차로 이 기간 전력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이른 폭염에 따른 늘어나는 냉방기 가동 등 전력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전력거래소는 이와 관련 “올여름 전력예비율이 5.4%에 그치는 등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 전력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기업체 등의 자발적인 수요감축을 유도해 국민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전력공급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거리두기 완화를 비롯한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전력수요가 최대치를 재차 뛰어넘는 등 대규모 정전(블랙아웃)이 예상되면서다. 

이에 지난달 30일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과 대책’을 발표하고 ‘전력수급상황실’을 가동하는 등 전력공급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정부는 문제 발생 시 즉각적인 대책을 시행해 적극적인 수급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휴일인 지난 10일 서울복합발전본부를 방문했다. 전력거래소 중심 안정적 전력수급 관리 당부를 위해서다. 이 장관은 현장에서 여름철 전력수급 관리와 발전소 운영상황을 집중 점검했다. 

그는 “올해 예상보다 빨리 무더위가 찾아온 만큼 전력거래소를 중심으로 전력수급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한전과 각 발전사도 송변전설비 등에 불시고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설비관리에 만전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빠르게 증가하는 전력수요는 이번 주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전력거래소는 장마전선이 활성화돼 전국적으로 흐리고 비가 오는 날이 많아지면서 전력수급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전력수요는 오는 15일까지 9만~9만1500MW, 예비전력은 7404∼8880MW로 예상된다”며 “공급예비율도 8.1∼9.8% 수준으로 안정적인 전력수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흐린 날씨로 인한 태양광과 풍력발전 등의 가동중단 변수를 원자력발전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상시 가동 전원인 원전을 기저 전원으로서 최대한 활용해 전력공급 문제를 줄인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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