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선언'서 PTSD로 비행공포증 겪는 파일럿 '재혁' 역
팬데믹으로 두 차례 개봉 연기, 무대인사 하며 감사함 느껴
실제 비행기 구현해 360도로 회전하며 촬영, 기술력에 감탄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이름만으로 주목이 쏠리는 배우. 캐릭터 변화가 기대되는 배우. 관객들에겐 연기에 대해서만큼은 믿음을 져버리지 않는 배우.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배우 이병헌.

그가 영화 ‘비상선언’으로 돌아왔다. 그는 극중 사상 초유의 항공 테러라는 재난을 맞이한 상황에서 어린 딸을 지켜내는 '재혁' 역을 맡았다. ‘재혁’은 비행공포증을 지닌 인물이지만 딸아이의 치료를 위해 비행기에 오른 탑승객이다. 기자와 만난 그는 ‘비상선언’의 개봉이 두 차례나 연기되었던 만큼 개봉에 대한 반가운 소감과 겪고 있는 공황장애가 연기에 끼친 영향을 소개했다.

배우 이병헌. 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병헌. 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저뿐만 아니라 많은 배우 분들이 팬데믹으로 인해 관객분들과 만나지 못했던 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오랜만에 무대인사를 하면서 새삼스레 '이런 시간이 소중하고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오징어 게임'과 '우리들의 블루스' 등 얼마 전에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도 있고요. 그만큼 '많은 영화가 사랑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들었어요. 공황장애는 완전히 낫지 않고 상황에 따라 언제든 발현될 수 있다더라고요. 과호흡처럼 나오고요. '재혁'처럼 공황장애를 겪는 인물은 비상약을 상시 소지하고 다녀요. 저도 그렇고요. 공황장애로 인해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모르니까요."

'비행기'에서 촬영한다는 점에서 공황장애와 폐쇄 공포로 인한 걱정을 했으나 그것은 기우였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 19) 발현 이후 촬영마다 출연진, 제작진이 온도, 감염 검사를 하며 안전에 철저히 했다. 세트장에 갔을 때는 실제 비행기의 좌석과 실내장식은 물론 크기까지 비행기와 똑같은 모양으로 구현된 모습, 360도로 돌리기 위해 준비된 짐벌(Gimbal), 할리우드에 비교해 전혀 밀리지 않는 장비들을 보며 엄청난 기술력에 감탄했다. 촬영을 시작했을 때 비행기 기체가 움직이는 느낌과 그 모습에 '실제로 비행기에 타고 있구나' 자기 최면을 거는 순간 아주 쉽게 연기에 몰입할 수 있었다.

영화 '비상선언' 4DX 포스터. 사진=(주)쇼박스 제공
영화 '비상선언' 4DX 포스터. 사진=(주)쇼박스 제공

'재혁'은 부성애를 상징하는 인물임과 동시에 재난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는 의지가 강한 사람이다. 그는 일반 사람들이 가질 수 없는 파일럿이라는 직업, 그에 대한 과거와 PTSD에 시달리지만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평범한 한 아이의 아빠이다. 비행공포증이 있기에 비행기에 탔을 때 예민하고, 불안하고, 공포를 느끼지만 그만큼 상황에 빠르게 반응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재난의 상황을 맞닥뜨릴 때마다 그의 얼굴은 당황스러움과 공포감을 가장 먼저 보이며 즉각 반응한다. 그런 '재혁'의 감정은 승객들의 당혹스러움을 대변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영화 '비상선언' 스틸. 사진=(주)쇼박스 제공
영화 '비상선언' 스틸. 사진=(주)쇼박스 제공

"영화 '싱글라이더'(2017) 때도 극중 아이가 있는 설정이었는데 이제는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랐고 '비상선언'에 출연하는 자녀 역할의 김보민 배우와 비슷한 나이 또래예요. 그동안 아빠로서도 좀 더 많은 경험을 했고, 자식과의 관계에 있어 더 친밀감을 느끼게 되는 상태이기 때문에, 부성애를 연기하는 데 있어 좀 더 감정이입이 되어 연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었고요. 이번 작품에서는 자식과 함께여서 '재혁'이 가지는 부모로서의 입장. 그리고 비행기 안의 모든 이들을 책임지는 사람의 입장. 이 두 가지가 계속 부딪치고, 갈등하고, 고민하는 부분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그 부분이 전작과는 매우 다르고요.“

[인터뷰 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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