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지역에 단시간 많은 비, 기존 장마와 달라
저기압·고기압간 충돌로 생긴 '정체전선' 영향

수도권의 경우 지난 8일부터 내린 많은 비로 500㎜에 달하는 기록적인 강수량을 기록했다. 사진=기상청 제공  
수도권의 경우 지난 8일부터 내린 많은 비로 500㎜에 달하는 기록적인 강수량을 기록했다. 사진=기상청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서울에서 관측 이래 115년 만에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한 때 서울 강남권 일대가 침수로 마비됐고, 경기와 강원지역에서도 많은 비로 지반이 약해져 산이 무너지는 등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폭우는 단시간에 엄청난 강수량이 몰리며 피해를 키웠다. 기상청에 따르면 8일부터 10일 오전까지 지역별 누적 강수량은 경기 양평 용문산 532.5㎜, 서울 525.0㎜, 경기 광주 524.5㎜, 경기 여주 산북 495.0㎜ 등이다.

강원도 횡성과 홍천·평창·춘천지역 사흘 간 강수량도 각각 365.0㎜, 357.0㎜, 280.0㎜, 256.5㎜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8일 많은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예측불허의 국지성 집중호우 원인은 북태평양 고기압과 북쪽에서 내려온 차고 건조한 공기가 정면충돌해 발달한 장마전선 탓이다. 

저위도에 있어야 할 수증기까지 유입됐고, 북동쪽 공기 흐름마저 정체돼 결과적으로 강한 정체전선이 만들어졌다. 정체전선에 동반된 비구름대는 동서로 길이는 길고 남북 폭은 좁은 형태였다. 이에 비가 한정적인 지역에 집중됐다.

현재 정체전선은 남하해 대전에 시간당 40㎜의 많은 비를 뿌리고 있다. 서울에 비가 집중될 때 남부 지방이 맑았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만 정체전선이 다시 북상하면서 비가 수도권에 다시 집중될 수 있다.

기상청은 서울과 수도권 기준으로 내린 비는 잠시 소강상태로 11일부터 다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기존에 알고 있던 장마와 다른 국지성이라는 점에서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기상청은 “북쪽의 찬 공기와 남쪽의 더운 공기 간 세력 싸움 끝에 비구름대가 충청권으로 내려간 상태지만, 내일(11일)과 금요일(12일) 수도권으로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비가 내리는 동안 지역별 강수량의 차이가 매우 클 것”이라며 “이동속도가 매우 느려 시간당 50~8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고 돌풍과 천둥, 번개가 치는 곳도 있겠다”며 침수와 안전사고 등에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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