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신림동 일가족 3명·동작구 1명 사망 '비극'
네티즌 추모 잇따라… "비참한 현실이 안타깝다"
윤석열 대통령 "취약 계층 안전해야 나라가 안전"

수도권 물폭탄으로 반지하에서 잇따른 사고가 발생해 네티즌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수도권 물폭탄으로 반지하에서 잇따른 사고가 발생해 네티즌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고정빈 기자] 수도권 집중호우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반지하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의 비극이 잇따랐다.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신림동 한 다세대 주택 반지하에서 여성 A씨(47)와 그의 언니 B씨(48), A씨의 딸(13)이 사망한 채 발견됐다. A씨는 지인에게 침수신고를 요청했고 경찰은 주택 내 폭우로 물이 많이 고여 배수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소방에 공동대응을 요청했으나 배수작업 이후 이들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이들은 자매의 모친과 4명이 거주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모친은 병원 진료 때문에 사고 당시 집을 비워 참사를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언니 B씨는 발달장애를 가졌다. 주민들이 방범창을 뜯어내고 구하려고 사투를 벌였으나 물이 몇 초 만에 차올랐고 결국 비극이 벌어졌다.

동작구에서도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동작구 상도동의 한 반지하 주택에서 50대 여성 C씨가 물이 들이찬 집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C씨의 어머니는 반려견과 빠져나왔지만 뒤따라 나오던 C씨는 불어난 물에 갇혀 탈출하지 못했다. C씨는 구출 이후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들에 대한 추모가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예상할 수 없는 재해로 누구를 탓하기는 힘들지만 한 순간에 목숨을 잃는 사태를 보니 너무 안타깝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가족들과 좋은 곳에서 다시 만나길 바란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영화 기생충이 생각난다. 영화보다 현실이 더욱 비참해 마음이 아프다”며 “침수로 받은 고통과 당시 두려움을 생각하면 너무 가슴 아프고 울먹이게 된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취약계층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20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1.6%에 해당하는 32만7000가구가 반지하에 거주한다. 비율은 적지만 33만가구에 달하는 취약계층이 재해로부터 안전하지 못한 셈이다.

한 누리꾼은 “선진국인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반지하에 살다가 집이 침수돼 목숨을 잃는 상황이 벌어지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취약계층도 똑같은 국민이다.열악한 환경에 사는 이들을 위한 대책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일 신림동 피해현장을 방문해 가족의 평소 사정과 사고 경위 등을 자세히 보고받았다. 그는 “취약 계층이 안전해야 비로소 대한민국이 안전해지는 것”이라며 “피해 주민들이 조속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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