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수소·태양광·방산 등에 총 300억달러 투자 결정
"과도한 평가 주의할 필요, 관건은 실적 실현 여부"

윤석열 대통령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빈 방문을 계기로 열린 비즈니스 포럼에서 한국 기업들은 UAE측과 총 24건의 양해각서·계약을 체결했다. 사진=한국무역협회 제공
윤석열 대통령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빈 방문을 계기로 열린 비즈니스 포럼에서 한국 기업들은 UAE측과 총 24건의 양해각서·계약을 체결했다. 사진=한국무역협회 제공

[서울와이어 유호석 기자]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에너지·원전·수소·태양광·방산 분야의 한국 기업에 3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하며 국내에서도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시장에서는 다양한 종목이 수혜주로 지목되나, 주의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정책테마주의 경우 수명이 짧다. 실제로 업무협약(MOU)나 계약 체결 후에는 차익 매물로 주가가 떨어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결국은 ‘실적’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17일 국내 증권가에서 UAE 관련주들은 크게 힘을 못쓰고 있다. 지난주 수혜 기대감에 원전 대표주, 방산주 등이 강세를 나타냈으나 이들은 전날 대체로 조정세를 나타냈다. 이날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새다.

독립리서치 밸류파인더에 따르면 UAE 경제사절단 관련주는 ▲소재·부품·장비 ▲식품 ▲제약 ▲방산 ▲원전·전력 ▲건설·농업 ▲화장품 ▲콘텐츠·게임 ▲제지 등으로 분류된다.

세부적으로 삼성전자, 현대차, SK, 현대중공업, 포스코인터내셔널, CJ, 농심, 메디톡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LIG넥스원, 한국전력공사, 두산에너빌리티, 비츠로테크(비츠로이엠), 수산인더(수산이엔에스), 현대건설, HD현대, 삼성물산, 자연과환경, 아세아텍, 희림, 코스맥스, 네이버, 네오위즈홀딩스, 신대양제지 등이다.

종목마다 다르지만 이들 모두 전날 주가가 통일된 방향성 없이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의 경우 0.49% 올랐으나, 현대차의 경우 되레 1.48% 떨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0.75% 올랐으나 한국항공우주는 4.02%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재료 소멸 가능성을 높게 본다. 윤석열 대통령의 UAE 순방을 앞두고 협력 기대감에 관련 종목들이 강세를 보였으나, 15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 3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주가에 영향을 끼쳤던 호재가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다음날 한-UAE 비즈니스 포럼에서 한국과 UAE 기업 등이 총 61억달러(약 7조5500억원) 상당의 양해각서(MOU) 및 계약 24건을 체결했다. 이날 체결된 24건의 MOU와 계약에는 에너지, 방산 등 전통적인 협력 분야뿐 아니라 수소 생산과 활용, 바이오, 디지털 전환, 메타버스 등 신산업 분야의 협력도 포함됐다.

결국 기대를 높였던 이벤트가 끝났기에, 재료가 소멸되고 차익실현이 나와 주가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지난해 진행된 한국-사우디아라비아 투자포럼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당시 수소, 방산, 건설 등 다수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였으나, 정작 포럼이 국내에서 진행되자 차익실현성 매물이 쏟아지며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 본부장은 결국은 실적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서 본부장은 “항상 그래왔듯 테마주를 끌어 올린 호재가 사라지면서 주가 또한 움직이게 된 것”이라며 “테마성 종목의 문제는 실적이 나오느냐가 관건이며, 항상 그렇듯 결국 제자리를 찾아간다고 봐야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테마주 등은 과도한 평가를 받을 가능성도 있어 (투자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라며 “기업들이 MOU와 계약 등을 체결하기는 했으나, 결국은 실질적으로 매출이 일어나는지가 관건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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