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 전년 대비 47.0% 늘어난 9조8198억원… 사상 최대
올해, 인플레이션감축법·국내수요감소·비야디 국내시장 진출 대응 필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열린 전기차공장 기공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열린 전기차공장 기공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금리인상으로 인한 국내 수요감소,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의 국내 승용 전기차시장 진출 등으로 쉽지 않은 한 해가 예상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매출은 연결기준 142조527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117조6106억원) 대비 21.2% 증가한 수치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전년(6조6789억원)보다 47.0% 늘어난 9조8198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대치다.

현대차는 4분기에만 103만8874대를 팔았다. 국내시장에서는 7세대 디 올 뉴 그랜저와 제네시스 라인업 등 고부가가치 차종이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19만2049대가 팔렸다. 해외에서는 부품 수급 개선에 따른 생산증가와 아이오닉6의 글로벌 본격 판매 등 친환경차 중심의 판매 호조가 나타나 전년 동기보다 9.3% 늘어난 84만6825대가 팔렸다.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올해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른 전기차 가격 경쟁력 하락, 금리인상으로 인한 국내 수요 감소,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 등으로 쉽지 않은 경영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감축법은 미국 현지 생산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법안이다. 한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현대차에는 악재다. 포드, 지엠(GM) 등 미국 현지 기업뿐만 아니라 북미지역에서 이미 공장을 가동 중인 독일과 일본 등 경쟁사들 일부 차종은 세제 혜택 대상에 포함된다.

현대차는 미국에 전기차 전용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나 2025년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으로, 인플레이션감축법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리스차량 비중을 늘려 인플레이션감축법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6일 진행한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리스차량이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됐다”며 “올해는 리스 프로그램을 이용한 차량 판매를 적극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에 따르면 현재 미국시장에서 리스비중은 5% 미만이다. 이를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추가적인 대응방안은 법안이 본격 적용되는 오는 3월께 다시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국내에서는 고금리로 인한 소비위축이 걱정이다. 지난해부터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자동차 할부금리는 10%를 넘어섰다. 이에 신차 구입을 미루거나 차를 빨리 받기 위해 중복 계약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중순부터 금리가 급격히 올라 부담이 되자 신차 구입을 보류하는 분들이 많아졌다”며 “금리가 더 오르기 전에 빨리 나오는 차를 받으려고 중복 계약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금리인상으로 지갑을 열지 않자 1%대 할부금 상품을 내놓는 업체도 등장한 상황이다.   

국내 전기차시장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 대표 전기차업체 비야디(BYD)는 승용 전기차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이미 국내에 전기버스 등을 공급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야디가 국내에서 승용전기차를 내놓으면 업체 간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질 걸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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