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회사 간 월 판매대수 격차 2만6500대로 줄어
관건은 IRA… 현재 나온 대책으로 부족 목소리도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현대차·기아가 지난달 미국시장에서 10만대를 넘게 팔았다. 미국시장 월간 판매량이 10만대를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미국시장 판매대수 2위를 기록한 도요타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올해 미국시장서 도요타를 넘어설 수 있을 거라는 전망도 나오는 가운데,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대응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미국시장에서 10만7889대를 판매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8% 증가한 수치다. 이 기간 현대차는 5만5906대를 팔았다. 기아 판매량은 5만1983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도요타는 13만4392대를 팔았다. 전년 동월 대비 14.8% 줄어든 수치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도요타 측은 지난해 말 판매량이 늘어 1월 재고 수준이 떨어져 판매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 간 월 판매대수 격차는 2만6500대로 나타났다. 그간 도요타의 월 판매대수가 현대차·기아보다 5만대 가량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기아가 도요타와의 격차를 매우 큰 폭으로 좁혔다.
현대차그룹의 미국시장 점유율 확대 속도도 도요타보다 빠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가 발표한 신차 판매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총 147만대를 판매했다.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0.7%포인트 늘어난 10.6%를 보였다.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시장에서 점유율 10%를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도요타가 미국 진출 후 45년 만에 달성한 기록을 10년 앞당겼다. 특히 대표 전기차인 아이오닉 5가 미국시장에서 선전했다는 평을 받았다. 같은 기간 도요타는 212만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시장에서 도요타를 맹추격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두 회사 간 판매량이 크게 좁혀지자 올해 도요타를 넘어설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IRA를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IRA는 미국 내 또는 북미지역에서 제조된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법안이다. 전기차를 한국에서 생산한 후 미국으로 수출하는 현대차와 기아에는 악재다.
최근 미국시장에서 전기차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미국당국으로부터 성능도 인정받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IRA 시행 후 전기차 가격경쟁력 하락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지난달 아이오닉 5 판매량은 전년 대비 56.5% 늘었고, 기아 전기차 니로 EV는 처음으로 월간 판매 1000대를 돌파했다. 지난 1일 현대차의 세단형 전기차 아이오닉 6 기본형 2륜 롱레인지 모델은 미국 환경보호청(EPA)으로부터 최대 581㎞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 인증을 받았다.
이는 미국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중 최고수준으로, 미국정부가 운영하는 에너지 절약 사이트 퓨얼이코노미가 공개한 전비 기준 ‘톱10’ 차량 가운데 가장 높다.
미국정부는 오는 3월 IRA 전기차 세액공제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 경쟁업체 전기차가 세액공제 혜택을 누리면서, 현대차·기아는 불리한 환경에 처할 걸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IRA에 대응하기 위해 리스 차량 전기차가 비중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26일 열린 ‘2022년 4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전기차가 리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해 IRA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현대차의 미국시장 리스 비중은 5% 미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해 8월부터 꾸준히 미국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 미국시장에서 도요타를 제치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관건은 IRA로 인한 전기차 가격인하 대책”이라며 “현재까지 나온 대책은 단기전략으로, 장기적인 대응책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 전기차 보조금 '국산우대'… 아이오닉 6, 테슬라3보다 400만원 더 받아
- 코스피, 기관 매도세에 약보합 출발… 장중 '상승기류' 감지
- 코스피, FOMC 결과에 방긋 '2460선' 안착… 코스닥도 1.82% 올라
- 테슬라·포드, 줄줄이 전기차 가격인하… 현대치·기아는?
- 연초 잘나가던 코스피, '반도체 쇼크' 무사통과… 이달도 상승랠리?
- 작년 영업익 9조 잔치 현대차… 올해는 '가시밭길' 예고
- LS일렉트릭·LG유플러스, 제조기업 경쟁력 강화 맞손
- 최고급 호텔 침대를 집에서?… SK매직, '워커힐 매트리스' 체험단 모집
- 테슬라 최대 20% 인하 '전기차 치킨게임 본격화'… 현대차 전략은?
- [메타센서] K팝 명가의 분열, 이수만 없는 SM의 미래
- 현대차그룹, 튀르키예 지진 피해복구 성금 200만달러 지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