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삼성전자 실적 충격에 코스피 ‘2024선’까지 후퇴
외인 순매도 늘어나, 하루 사이 4867억원 물량 쏟아져
미 연준 금리인상 기조 전환 시사에 외인들 시장 리턴
2월 깜짝 랠리 재현 가능성 여부엔 '속도 조절론' 우세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연초부터 랠리를 이어왔던 코스피가 잠시 주춤한 뒤 반등에 성공했다.
실제 올 1월 마지막 날 주요 기업 실적발표 영향으로 하락한 코스피지수는 2420선까지 밀렸지만, 2월 첫 거래일엔 전 거래일 대비 24.72포인트(1.02%) 오른 2449대에 장을 마감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올해 첫 거래일부터 지난 1월 한 달간 10.10% 상승했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가 6조9410억원어치 물량을 사들이며 상승세를 견인했다. 이에 4주 연속 상승하는 등 깜짝 랠리를 보였다.
당초 증권가에선 1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봤으나,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완화 시사 등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는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25bp(1bp=0.01%p) 올리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FOMC 정례회의에서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된 것도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일각에선 투자 심리가 살아나면서 코스피지수가 곧 2500선을 찍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대와 달리 전날 코스피는 지난 30일 종가 대비 25.39포인트(1.04%) 하락한 2425.08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의 확정실적 발표 뒤 외국인투자자들이 대량의 매물을 쏟아내면서다. 외인들은 하루 사이 4867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시가총액 상위의 삼성전자(-3.63%), 카카오(-3.31%), 기아(-2.62%), SK하이닉스(-2.43%), NAVER(-2.17%), 현대차(-1.76%) 등도 줄줄이 고전했다.
이날 코스피는 외국인들이 다시 1958억원을 순매수하며 반등했다. 지수는 종일 2440선 안팎에서 움직였다.
증권가에선 상승 요인에 대해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지표와 금리 인상 속도 조절 등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평가한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기조 전환과 달러화 약세 등 시장 전반에 조성된 긍정적 분위기가 외인들의 국내 시장 복귀를 이끈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깜짝 랠리의 지속 가능성에 주목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연초 보였던 가파른 상승 기조보단 조정장 진입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월 첫째 주, FOMC 회의와 중국 PMI, 한국수출, 반도체 실적 컨퍼런스, 미국 1월 고용지표 등 반등을 주도했던 기대심리의 검증 국면에 돌입한다. 기대심리 확대 재생산 국면에서 펀더멘털 동력은 약해질 수 있어 단기 후폭풍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나친 낙관론을 주의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 하향 발표가 지속되는 가운데 2500선 돌파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흐름 속에서 코스피 주가의 변동성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만으로 코스피 지수의 방향성이 결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하면서도 변동성을 비중 확대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선 기대감이 실체화하는 국면에 돌입, 중순까지 변동성 장세가 전개될 것”이라며 “지난달 주가 반등이 거셌던 성장주, 대형주들의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위험관리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FOMC의 베이비스텝이 금리 인상 중단 신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경기가 반등하더라도 긴축이 지속되는 한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인 2500 이상으로 지수 레벨이 상승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코스피 상승을 점치면서 급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이달 코스피 예상밴드로 2250~2550포인트를 제시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상반기 긍정적인 흐름을 예측한다“며 “미 연준이 금리 동결로 돌아설 경우 그간의 악순환이 선순환으로 돌아설 수 있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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