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카카오-경영진 동맹, 이수만 지우기 작업
3월 주총이 분기점, 라이크기획 황제계약도 문제
회사 내부 변화 필요성 공감, 18% 지분 향방 관심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K팝 명가의 SM엔터테인먼트가 창업주와 경영진이 회사 경영권 다툼으로 몸살을 앓는다. 회사는 성장을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내부 의견에 힘입어 창업주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PD)와 결별하려 한다.
이 PD는 경영진이 카카오에게 자사 주식을 매각한 것을 이유로 반발한다. 아직 회사 지분 16% 이상을 보유한 이 PD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여기에 카카오, 하이브 등 경쟁사가 지분경쟁에 나설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SM 3.0’, 미래 위해 이수만과 결별?
SM 내에서 이 PD의 입지는 독보적이다. 그는 국내 엔터테인먼트산업을 일군 1세대 경영자로 SM의 대표 아티스트들을 키워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의 프로듀싱 능력은 최근 4세대 아이돌 그룹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을 장악하면서 한계를 드러냈다. 걸그룹 ‘에스파’를 시작으로 광야 세계관을 구축하는 사업을 이어갔지만 시장의 반응은 이전과 달랐다.
회사 내부에서도 이 PD 대신 새로운 방향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받았다. 지난해 소액주주를 대표하는 얼라인파트너스가 이 PD의 라이크기획과 SM간의 결별을 요구한 사건이 결정적이었다.
이 PD의 처남인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대표와 탁영진 공동 대표는 얼라인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을 종료했다. 그 직후 연봉협상 시기가 아닌데도 회사 직원들에게 연봉인상계획 메일을 돌리며 여론을 만들었다. 메일을 받지 못한 부서는 이 PD 직속인 비서실뿐이었다.
업계에서는 이 PD가 라이크기획을 통해 SM의 이익을 가져가는 것에 대한 내부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얼라인의 요구는 경영진 입장에서 라이크기획과 결별할 명분이 됐다는 의견이다.
양 공동대표가 이후 발표한 SM 3.0 비전은 이 PD의 그늘을 벗어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발표에 따르면 SM 3.0은 기존 단독 프로듀싱 체제에서 벗어나 5개 제작 센터와 내외부 레이블이 독립적으로 음악을 생산하는 멀티 프로듀싱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아직 최대 주주 이수만, 정황 불리해
이 PD는 경영진의 행보에 즉각적으로 반발했다. 그는 법적분쟁을 예고했지만 그동안 라이크기획을 통해 가져가던 수익이 공개되면서 역풍을 맞는다. 다만 아직 그가 최대 주주로서 회사지분을 보유한 것이 변수가 되고 있다.
얼라인은 9일 이 PD가 사후계약을 통해 2092년까지 에스엠 음원수익의 6%를 로열티 명목으로 수취하는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그가 부당이득을 가져간다는 여론을 만들고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할 계획으로 보인다.
얼라인은 "SM 이사회가 사후정산 약정을 이행하면 이사로서 선관주의 의무와 충실의무 위반의 임무해태, 공정거래법상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지원행위, 업무상 배임의 법령위반 행위 등에 해당된다“며 ”회사에 심각한 손해가 생길 것으로 보고 '위법행위유지청구'를 통해 오는 30일까지 이사회에 해당 정산 약정의 이행 중지를 공식 요구한 바 있다"고 밝혔다.
경영진이 카카오와 얼라인의 지원을 받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이 PD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이 PD가 가진 18%의 회사 지분이 있지만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이 뛰어들지는 미지수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가 경영진 측에 호의적인 제스처를 취하면서 경영진들 쪽으로 상황이 기울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메리츠증권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유상증자·전환사채발행이 무산돼 양쪽 진영이 지분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가처분신청이 기각되면 3월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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