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0년 동안 투자금지 가드레일 조항 문제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 전체 절반, 난처한 기업
미 대규모 투자 단행, 정부 외교지원 더해져야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미국의 ‘반도체과학법’의 세부지침 발표가 다가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로비전에 나섰다. 지난해 1년의 유예를 받아내는데는 성공했지만, 중국 내 반도체생산기지의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공장에서 생산하는 메모리반도체 규모가 전체의 절반 가량에 달하기에 이에 대한 대응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나 인도 등 대안시장을 물색 중이지만 결국 우리 정부의 외교전이 기본이 되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드레일 조항에 로비전 강화
1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발표하는 반도체과학법 세부 지침에는 미국 현지 반도체 투자 기업에 527억달러(약 67조원) 규모의 보조금과 각종 세제 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얼핏 보기에는 미국에 글로벌 반도체기업 투자를 끌어내기 위한 조치이다. 하지만 법 안에 포함된 가드레일 조항이 문제가 된다. 미국 정부가 약속하는 지원을 받아내기 위해서는 미국 안보에 위협을 주는 국가에 10년간 투자금지 조항을 지켜야 한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되는 만큼 중국에 투자를 진행한 경우 미국의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저지하기 위해 이런 방안을 제시했다고 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가드레일 조항에 대응해 미국정부 설득작업에 들어갔다. 그 결과 처음 반도체과학법이 발표됐을 때 한국 기업들은 1년간 가드레일조항 적용에서 예외조치됐다. 1년의 시간을 확보했지만, 장기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해졌다.
양사는 합법적인 로비 규모를 대폭 늘리며 미국 연방정부, 의회 등을 설득 중이다. 미국 정치감시단체인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이 미국 연방정부와 의회에 집행한 로비 금액은 579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372만달러보다 55.6% 증가한 수준이며 통계 집계 이후 최고 기록이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527만달러를 로비금액으로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가 집행한 로비금은 2021년 368만달러보다 43.2% 늘었다.

◆중국 생산량 대안 마련 문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현지공장에서 상당부분의 메모리반도체를 생산 중이다. 이를 미국만 믿고 한번에 철수하는 것도 어렵다. 중국이 미국의 견제를 받아 반도체분야에서 밀리지만 반도체 생산과 소비규모는 여전히 세계 1위를 기록 중이다.
메모리반도체는 신기술 적용 속도와 수주량이 경쟁력이다. 업계에서는 이제야 중국 공장 가동이 안정화됐는데 미국의 요구에 따라 무작정 철수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삼성전자(시안)의 낸드플래시 공장, SK하이닉스(우시)의 D램 공장 등이 생산하는 반도체는 각각 전체 물량의 40%, 50%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기업의 미국 진출 가속에 발맞춰 정부의 외교지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기업들은 법 시행에 맞춰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삼성전자는 2024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신규 파운드리 공장 가동을 준비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총 150억달러 규모로 미국에 반도체 후공정 전초기지와 연구개발(R&D) 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정부도 미국 정부와 긴밀하게 조율하면서 각종 정보를 우리 기업에 공유 중”이라며 “미국 정부에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적용을 다시 유예받으면서 동시에 미국 정부와의 관계를 진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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