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 제한 둘 가능성 높아, 현지공장 생산 타격 우려
대중 견제목적, "한국 기업들과는 심도 있게 대화 중"

중국 시안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중국 시안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미국 정부 고위당국자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공장에서 일정 기술 수준 이상의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한도를 설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중국에 첨단 반도체 기술 습득을 제한하는 조치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주도권을 쥐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앨런 에스테베스 상무부 산업안보 차관은 23일(현지시간)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워싱턴DC에서 개최한 한미 경제안보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 정부가 삼성과 SK에 제공한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1년 유예기간이 끝난 이후에 대해서 언급했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들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 수출을 제한하는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고,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는 1년이라는 기간을 정해 장비 수입을 허용했다.

에스테베스 차관은 이와 관련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기업들과 협의 중이며,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 수준에 한도(cap on level)를 둘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도 의미에 대해서는 “기업들이 어떤 단의 낸드를 생산하고 있다면 그 범위를 어느 수준에서 멈추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반도체업계에선 셀을 얼마나 높게 쌓느냐에 따라 적층 기술 수준을 평가해왔다. 이날 포럼에서 그의 발언은 미국과 반도체 패권 다툼을 벌이는 중국에서 삼성과 SK가 일정 단 이상의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조치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근 한국 정부와 두 회사는 미 정부 측에 반도체 수출통제 유예기간 연장을 지속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기간을 연장해줄지는 미지수로, 관련 업계에선 삼성과 SK의 현지 공장 운영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스테베스 차관은 해당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국과 조율을 위한 대화는 지속될 것”이라며 “미국이 전세계에서 수출통제를 이행하는 데 한국은 충실한 파트너”라고 강조하면서 첨단기술 수출통제를 위한 협력 확대 의사를 나타냈다. 

특히 그는 “중국이 우리를 위협하는 역량을 구축하는 것을 지지하는 과정에서 우리 동맹의 기업들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며 “중국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린 문제로 우리는 한국 기업들과는 심도 있게 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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