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간 수면으로 피로 풀리고 극도의 행복감 느껴
식약처, 환자가 자주 방문하면 다른 마취제 사용 권고

식약처는 2011년 약물 오남용을 막기 위해 프로포폴을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으로 분류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식약처는 2011년 약물 오남용을 막기 위해 프로포폴을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으로 분류했다. 사진=픽사베이 제공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배우 유아인이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입건되면서 프로포폴 이슈가 다시 수면으로 올라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말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 상습투약이 의심되는 51명을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이 중에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도 포함됐다. 식약처는 유씨가 2021년부터 강남 일대 성형외과 병·의원을 돌며 정해진 용법과 용량을 위반해 프로포폴을 처방받아 온 걸로 보고 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지난 6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유아인을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다.

유명인의 프로포폴 상습투약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배우 하정우(본명 김성훈)도 2020년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다. 2019년 1월부터 약 9개월 동안 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을 10여 차례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진료기록부에 친동생과 매니저 이름으로 성명을 허위 기재해 논란이 더 커졌다. 하정우는 2021년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외에도 박시연, 장미인애 등이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박시연은 2011년 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185회를 투약했다. 장미인애는 2011년 2월부터 2012년 9월까지 95회 프로포폴을 맞았다. 이들은 모두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형을 선고받았다.

프로포폴은 가장 널리 쓰이는 정맥 마취제다. 병원에서 수면 내시경을 할 때 소량의 프로포폴이 투여된다. 의학계에 따르면 프로포폴을 투약한 경우 짧은 시간의 수면으로 피로가 풀리고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또 도파민 수치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극도의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뇌의 도파민 조절 기능이 마비돼 도파민이 과도하게 분비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연예인이나 업무 과다에 시달리는 일반인들이 프로포폴을 찾는 이유로 지적된다. 식약처는 이 같은 약물 특성으로 프로포폴이 오남용될 수 있어 2011년 ‘향정신성의약품(마약류)’으로 분류했다.

마약류로 지정했으나 연예인과 일반인의 오남용 사례가 계속되자, 식약처는 지난 2018년 5월부터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서 마약류 및 향정신성의약품을 취급하는 모든 의료기관으로부터 의약품 유통 과정을 보고받아 관리하고 있다.

의학계는 프로포폴 투여로 호흡기능과 심장기능 저하 등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현재 프로포폴 과다 투여를 판단하는 구체적 수치는 없다. 식약처는 프로포폴 오남용을 막기 위해 동일 환자가 같은 의료기관에 자주 방문하는 경우 의사가 다른 마취 의약품을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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