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24일 우리금융그룹 회장 취임
700억 횡령 없도록… 내부통제 강화 숙제로
비은행 부문 강화, 내부파벌 해소 등 현안 산적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내정됐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내정됐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그룹 차기 회장 후보자에 낙점됐다. 금융권 안팎에선 회장 인선 내내 불거진 '관치(官治)' 논란에도 임 내정자의 업무 역량 만큼은 인정하면서 우리금융의 재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보는 분위기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내정자는 다음달 24일 우리금융그룹 정기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3년 임기의 회장직에 오른다. 임 내정자는 기획재정부 1차관, 국무조정실장을 거쳐 2013년 농협금융그룹 회장을 역임했다. 2015년 금융위원장을 수행한 뒤 공백기간을 가졌다.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6년 만의 금융권 복귀다.

임 내정자는 우리금융그룹 회장 인선 때 1차 후보군(롱리스트)에 포함되면서 '관치' 논란을 불렀다. 당시 금융그룹 회장들은 연임 의사가 강했으나 금융당국의 포기 압박에 줄줄이 낙마하던 시기였다. 우리금융그룹 현 손태승 회장이 라임펀드 사태의 책임을 지고 연임을 포기하자, 임 내정자가 유력한 후보로 부상했고 회장직에 오르게 됐다.

금융권은 임 내정자의 관치 시비에도 능력 만큼은 인정하는 모습이다. 금융위원장과 농협금융 회장을 경험해 금융 전문성과 업무 역량을 겸비했다는 평가다.

임 내정자는 우리금융의 조직혁신과 기업문화 정립을 모색하는 한편, 산적한 현안과 중장기 과제의 해법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옛 한일은행과 옛 상업은행 간 합병으로 만들어진 탓에 내부 파벌과 다툼이 극심하기로 유명하다. CEO 선임 과정에서 정치권의 입김에 휘둘리는 경우가 많았다. 임 내정자가 최종 후보자로 낙점된 뒤 조직혁신과 기업문화 정립을 언급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의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사태, 직원의 700억원대 획령사고 등으로 곤욕을 치렀다. 이는 잠재적 경쟁 후보자였던 손 회장의 연임을 포기하게 한 원인이기도 하다. 임 내정자가 취임과 동시에 강력한 내부통제를 정립할 것이라는 게 금융권이 시각이다.

비은행 부문 강화를 모색하는 것도 숙제다. 우리금융그룹이 자산규모와 이익규모에서 열위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은행 외 금융 포트폴리오가 부실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4대금융 그룹(신한·KB국민·우리·하나) 중 보험회사를 보유하지 않은 곳은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세 금융그룹은 각각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를 각각 1곳씩 보유 중이다. 증권사 역시 우리증권만 보유하지 않고 있다.

한편, 임 내정자는 우리금융그룹 최종 후보자에 선정된 뒤 "조직혁신과 신(新)기업문화 정립을 통해 우리금융이 시장, 고객, 임직원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그룹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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