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와이어 서영백 기자]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7일 사의를 표명했다.
우리금융의 차기 사령탑에 내정된 임종룡 체제 출범을 앞두고 취임 1년 만에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이날 오후 진행되는 우리금융 자회사대표이사추천위원회(자추위) 직전 임 내정자에게 우리은행장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행장의 경우 임기가 10개월가량 남은 만큼 이번 자추위의 인사 대상은 아니지만 임 내정자가 계열사 대표 등 조직 개편을 하는 데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우리금융이 지배구조 이슈로 사령탑까지 교체되는 홍역을 치렀던 데다, 은행권을 중심으로 '세대교체'에 대한 업계 안팎의 요구가 거세진 점 또한 자진사퇴 배경으로 꼽힌다.
변화와 조직 안정을 동시에 도모해야 하는 임 내정자 입장에서는 이 행장의 사퇴로 부담을 한결 덜게 됐다. 우리금융지주 당기순이익에서 8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인 은행장의 교체로 임 내정자가 내세운 '조직 쇄신'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은행장이 교체되면 대규모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부행장 19명으로 구성된 우리은행 경영진은 최고경영자(CEO) 인사에 따른 대규모 연쇄 이동이 예상된다. 합리적인 임 내정자 성향을 고려할 때 기계적으로 한일과 상업 출신 임원의 숫자를 맞추기보다는 능력과 성과 위주의 인사를 실시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이 행장의 사의 표명이 계열사 대표들의 줄사퇴로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현재 우리금융은 자회사 14곳 중 9곳의 CEO 임기가 이미 만료됐다. 김정기 우리카드 대표와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김종득 우리종합금융 대표, 이창재·김영진 우리자산신탁 대표, 신명혁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 고영배 우리펀드서비스 대표, 김경우 우리PE자산운용 대표, 최광해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 등 다수 CEO들의 임기가 끝났다.
한편, 이 은행장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으로 후임자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열리는 자추위에선 후임 은행장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다. 우리금융은 조만간 우리은행장 선임 절차를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