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내정됐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내정됐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서울와이어 김남규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 차기 회장 내정자가 다음달 취임과 함께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임 내정자의 인사 코드에 전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차기 회장 타이틀을 놓고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던 이원덕 행장의 향후 거취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다음달 24일 자회사대표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 등의 이유로 연기됐던 자회사 CEO 인사 작업을 진행한다. 현재 우리금융의 경우 14곳의 자회사 중 10곳의 CEO 임기가 지난해 말 만료된 상태다.

통상 금융지주 회장 교체 시 계열사 CEO의 일괄 사표를 받는 것이 관례로 여겨져 왔고, 임 내정자 역시 대규모 인적 쇄신을 대내외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만큼, 사실상 임기를 끝낸 우리금융 계열사 CEO들의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는 불가피해 보인다.

가장 큰 관심사는 임 회장과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던 이원덕 우리은행장의 유임 여부다. 현 단계에서는 외부 출신인 임 내정자가 업무 파악과 조직 통합을 위해 이 행장과 보조를 맞출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자칫 이 행장이 유임되면 임 내정자가 후보 시절 최고 명분으로 내세운 ‘인적 쇄신’이 퇴색할 것이란 견해를 보이고 있다.

임 내정자를 바라보는 우리금융 내부 시각이 변하고 있는 것도 향후 진행될 인사에 영향을 줄 변수가 되고 있다. 애초 ‘관치’ ‘낙하산’ 등을 주장하며 임 회장 선임 시 ‘업무 중단’까지 불사하겠다던 노조가 최근 입장을 선회해 일단 지켜보겠다는 태도로 돌아선 것이다.

임 내정자에게 힘을 실어주는 노조의 태도 변화는 회장 취임에 앞서 가장 먼저 노조와의 만남을 갖고 처우개선을 약속하는 등 임 내정자가 내부 조직 달래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이 주효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금융 조직 내에서 임 회장이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간 파벌싸움을 종식할 적임자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과거 우리금융에서 임원인사가 있을 때마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 간 파벌싸움이 논쟁거리가 돼 왔다”며 “현시점에서 우리은행 직원의 대다수가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통합된 이후에 입행한 이들로 사실상 파벌과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수 경영진에 국한된 파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오히려 내부에서 더 크다”며 “인사 때마다 누가 경영일선에 나설지 눈치를 살피는 것보다 대규모 인적 쇄신을 진행해 과거부터 이어져 온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이 낫다는 시각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 내정자는 최근 인수위원회를 꾸려 자회사 CEO들과의 면담을 진행 중이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임 전 위원장이 자회사 CEO 인사를 염두에 둔 사전 면담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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