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관련 조합원 찬반투표, 참여율 등 역대최고
노조 "구성원들 워라벨 향상돼, 사측 원칙에 신뢰"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SK이노베이션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임협)을 초고속으로 마무리 지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에 연동한 임금 인상 원칙은 7년째 지켜졌으며, 특히 노사는 창립 61년 만에 근무제를 변경하는 데도 합의를 봤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9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2023년도 임금교섭 조인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조경목 SK에너지 사장,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박상규 SK엔무브 사장, 박율희 SK이노베이션 노동조합위원장을 비롯한 노사 양측 구성원들이 참석했다.
앞서 노사가 합의를 이룬 임협 결과에 따라 SK이노베이션 울산CLX 구성원들의 근무체계는 지난 8일부터 4조2교대로 전면 전환됐다. 2021년 단체협약에 따른 것으로 양측은 ‘노사 공동 태스크포스’(TF) 등을 꾸려 관련 문제를 논의해왔다.
이에 4조2교대 근무제도가 시범 도입됐고 그간 작업 안전성, 구성원 역량 전수와 행복, 건강 등의 효과가 중점 평가됐다. 근무제 변경으로 SK 울산CLX 구성원들은 하루 근무시간이 기존 8시간에서 12시간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틀간 집중 근무 뒤 이틀을 연이어 쉴 수 있어 충분한 휴식 시간이 보장됐다. 기존 3교대 체제에는 하루 8시간씩 3일 연속 근무하고 하루를 쉬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또 24시간 연속해 돌아가는 공정 특성상 3일간 주간, 야간, 주야간 근무가 섞이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이와 관련 시범운영 결과 구성원 업무 몰입도 향상, 생체리듬 안정화를 통한 건강 증진, 일과 삶의 균형 확보가 이뤄졌다는 데 공감했다.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 구성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사측과 노동조합은 4조2교대 전면 도입이 담긴 임협에 대해 지난달 19일 교섭을 시작한 지 11일 만에 속전속결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조가 지난 7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벌인 찬반투표에서 찬성률 96.75%로 최종 타결됐다.
투표율은 96.09%로 집계돼 투표율, 찬성률 모두 SK이노베이션 임협(임금 및 단체협상 포함) 찬반투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대내외 경제 여건 불확실성으로 올해 기업 경영환경 전망이 어둡지만, 흔들림 없이 원칙을 지킨 SK이노베이션 노사의 합의에 구성원들도 높은 찬성률로 신뢰와 지지를 보냈다.
올해 임금 인상률의 경우 5.1%로 확정됐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전년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연동하는 2017년 노사 합의 원칙이 적용됐다. 노사는 전년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각각 0.4%, 0.5%였던 2020년과 2021년에도 이 같은 원칙을 지켰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2017년부터 이어온 임금협상 원칙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려준 노조와 교섭위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노사가 힘을 합쳐 최고의 노사문화를 만들어 온 것처럼 구성원의 신뢰와 지지를 토대로 지속가능한 선진 노사문화 시대를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박율희 SK이노베이션 노조위원장은 “역대 최고 찬성율의 결과는 단순히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들의 만족도가 아닌 미래에 대한 신뢰와 기대치가 담긴 결과”라며 “4조2교대제 정식 도입으로 구성원들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더욱 단단한 상생의 노사관계가 구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