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기업, 코인 유통량 공시정책 개선
메인넷생태계 확장, 플랫폼간 연결도 중요

블록체인산업의 성공 가능성을 본 정보기술(IT)업계가 지속적으로 시장 문을 두드린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FTX사태 여파, 위믹스의 상장폐지 등 연이은 충격을 받아 국내시장 분위기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이에 업계가 이전 충격을 회복하고, 블록체인은 허상이라는 일부 비판에 맞서 성과를 낼 묘수가 있는지 살펴본다. [편집자주]

블록체인 신사업을 벌이는 IT기업들은 2023년 신뢰 회복, 플랫폼 생태계간 연결 등 여러 과제를 소화해야 한다. 사진=픽사베이
IT기업들이 성공적인 블록체인 신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올해 신뢰 회복, 플랫폼 생태계 간 연결 등 여러 과제 해결에 무게를 뒀다. 사진=픽사베이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IT업계가 지난해 FTX 여파, 위믹스 상장 폐지 등으로 잃어버린 투자자 신뢰 회복 방안을 내놓았다. 동시에 기술력과 콘텐츠를 앞세운 시장 판도 뒤집기를 준비 중이다.

◆사업 투명성 확보에 안간힘

국내 IT기업들은 지난해 말부터 블록체인 토큰 유통량 공시제도를 보완했다. 위믹스가 유통 물량을 허위 공시했다는 이유로 국내 상장 폐지된 뒤 대비책을 모색한 결과다. 이들은 유통량 공시제도 보완, 상시 외부 감사 등을 대비책으로 내세웠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상장폐지 이후 절치부심하면서 활로를 모색 중이다. 회사는 ▲위믹스 분기 보고서와 사전·사후 공지 시스템 구축 ▲쟁글 내 실시간 유통량 모니터링 서비스 ‘라이브워치’ 연동 ▲코인마켓캡과 코인게코를 통한 실시간 총발행량, 유통량 정보 제공 등으로 위믹스 보유현황과 사용내역을 공개할 방침이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유통량 문제로 국내 상장 폐지 조치를 받은 뒤 공시 정책을 더 정밀하게 개선했다. 사진=위메이드 홈페이지
위메이드는 위믹스 유통량 문제로 국내 상장 폐지 조치를 받은 뒤 공시 정책을 더 정밀하게 개선했다. 사진=위메이드 홈페이지

투자자들과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에는 투자자 대상 간담회와 미디어 간담회로 대응한다. 오는 3월 투자자 간담회를 시작으로 분기별 간담회를 정기적으로 가질 예정이다.

위믹스 사태로 불똥이 튄 업계 경쟁사들도 비슷한 행보를 보인다. 컴투스는 엑스플라(XPLA) 총 발행 물량의 0.1% 이상 변동이 생기면 사전 공개하고, 0.005%의 물량 변경이 발생하면 14일 이내에 공시한다. 관련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오해의 여지를 차단할 계획이다.

엑스플라 투명성 문제에 대해 컴투스 관계자는 “회계 법인의 상시 외부 감사를 받으면 진행 사업들을 객관적으로 검증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등은 코인 유통량을 빠르게 정확하게 공시하는 방식을 택했다. 넷마블 자회사인 마브렉스는 코인의 유통량을 코인마켓캡에 연동해 관리하고 상시 공개한다. 추가로 자체 발행 코인인 ‘마브렉스’의 5개년 유통 계획과 시세 안정을 위한 소각시스템 도입 등의 방안도 내놓았다.

카카오게임즈는 ‘보라’ 코인 유통량을 쟁글과 업비트 등 국내 거래소에 분기 단위로 공시를 진행한다.

기업들은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성하는 코인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메인넷 플랫폼 기반의 생태계를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들은 메인넷 플랫폼에 활용된 기술력과 콘텐츠로 경쟁사들과 차별점을 둔다. 기술적 우위로 경쟁이 불붙었고 플랫폼 간 연결을 아우르는 시도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메인넷 그 너머를 준비해야

메인넷은 기업들이 내세우는 블록체인 생태계의 기반이다. 메인넷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출시해 운영하는 네트워크다. 대형 가상자산거래소는 이를 우선 상장 기준으로 삼는다. 실제 거래가 가능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보유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메인넷 간 연결을 주도하는 메타 체인 플랫폼에 도전한 사례도 나온다. 메인넷들의 연결은 진정한 웹3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조건이다. IT업계 관심사인 웹3 실현에 도전한 격이다.

웹3는 이용자가 데이터 소유권을 가진다. 다만 현재 메인넷들은 데이터를 다른 플랫폼으로 옮길 수 없다. 메인넷을 구축하는 기술이 다른 탓이다. 업계에서는 메인넷 플랫폼 간 데이터 교류를 원활히 할 수 있다면 탈중앙화를 기치로 내건 웹3 서비스가 현실이 될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기술은 웹3 생태계를 만드는데 필수적”이라며 “플랫폼 생태계를 만드는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를 타 플랫폼과 연계할 수 있도록 만드는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진표 마브렉스 리드는 12일 강남 한화 드림플러스에서 개최된 MBX DAY에서 멀티 체인 확장 계획이 담긴 ‘MBX 3.0 유니버스(Universe)’를 공개했다. 사진=넷마블 제공
홍진표 마브렉스 리드는 지난 12일 강남 한화 드림플러스에서 개최한 MBX DAY에서 멀티 체인 확장 계획이 담긴 ‘MBX 3.0 유니버스(Universe)’를 공개했다. 사진=넷마블 제공

국내에서 관련 사업을 주도하는 곳은 마브렉스다. 마브렉스는 지난 12일 'MBX 3.0 유니버스'를 공개하면서 ‘멀티 체인 플랫폼’을 표방했다. 

홍진표 마브렉스 리드는 “기존 하나의 메인넷 상에서 사업을 전개하던 프로젝트들이 최근 이용자 친화적 생태계 구축을 위해 멀티 체인 플랫폼으로 확장해나가는 추세”라며 “다른 프로젝트와의 서비스 연계 활성화 등을 통해 생태계를 고도화해 나가는 게 궁극적 목표”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마브렉스뿐만 아니라 신기술을 앞세워 틈새를 개척하는 사례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생태계 안에 이용자들을 붙잡아두려면 콘텐츠와 그 활용범위가 중요하다"며 "콘텐츠 측면에서도 사업 확장 기회가 있지만 기술 혁신을 통한 틈새시장 개척 속도가 올해 더 가팔라 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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