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블록체인 ③] 본업+@로 사업 다각화… 전략노선 확대

블록체인산업의 성공 가능성을 본 정보기술(IT)업계가 지속적으로 시장 문을 두드린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FTX사태 여파, 위믹스의 상장폐지 등 연이은 충격을 받아 국내시장 분위기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이에 업계가 악재를 극복하고, 블록체인은 허상이라는 일부 비판에 맞서 성과를 낼 묘수가 있는지 살펴본다. [편집자주] 

[서울와이어 한동현 기자] IT기업들은 블록체인 기술로 플랫폼을 구성하면서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자체 플랫폼을 앞세우고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즉각적인 참여가 가능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업계는 특히 가상자산지갑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잠시 주춤했던 대체불가능토큰(NFT)시장과 가상자산지갑을 연계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장기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계획이다.

◆게임, 엔터 콘텐츠로 채운 플랫폼 조성 목표

국내에서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기업들은 대부분 게임사들이다. 위메이드, 컴투스홀딩스, 넷마블 등이 플랫폼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중이다. 이들의 롤모델은 게임 플랫폼인 ‘스팀’으로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창구로서 역할하고자 한다.

추가로 엔터테인먼트사업과도 연계해 사업 확장성을 높였다. 게임 이외에 보고 즐길 거리를 제공하면 추가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블록체인분야에 관심을 보이는 다양한 기업들이 프로젝트 참여(온보딩)을 희망하며 모이고 있다.

위메이드는 위믹스코인의 국내 상장폐지 이후 글로벌시장에서 활로를 찾았다. 자사 위믹스플레이를 블록체인기술을 활용한 웹3게임을 즐기는 플랫폼으로 내세운다. 기존 블록체인게임들보다 고품질의 게임으로 시장에서 인정받는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블록체인게임은 게임의 퀄리티보다 단순한 조작으로 가상자산을 모으는 용도로 사용됐다. 업계 초기 인기작인 ‘엑시인피티니’, ‘크립토키티’ 등은 수집, 육성, 교배로 보유 캐릭터의 희귀성을 올리는 데 그쳤다. 희귀한 캐릭터를 확보해 가상자산으로 판매하는 식이다.

게임사들이 역할수행게임(RPG)장르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블록체인게임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인식도 변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모바일과 PC를 모두 지원하는 멀티플랫폼 형식으로 ‘미르4’를 내놓고 시장의 관심을 받는다. 여기에 100개 이상의 게임을 온보딩해 영향력을 갖출 계획이다. 

넷마블의 ‘마브렉스(MBX)’도 비슷한 행보를 보인다. 회사는 게임서비스를 중심으로 플랫폼 영향력을 키우려 한다. ‘모두의마블: 메타월드’를 시작으로 경쟁사 플랫폼에서 서비스 중인 게임들도 마브렉스에 연결하려 한다. 메인넷인 마브렉스와 외부 게임 서비스 사이에 마브렉스링크(MBXL)을 두고 체인 확장을 하는 식이다. 

넷마블은 기존 서비스 게임들도 자사 인기 IP를 대거 채용하고 외부 게임과의 연동까지 나서면서 후발주자로서 더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컴투스홀딩스는 엑스플라 플랫폼으로 대형 지식재산권(IP) 보유 개발사와 협력해 시장 입지를 넓힌다. 컴투스홀딩스는 게임뿐만 아니라 메타버스를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영역까지 관심을 두고 있다. 

컴투스홀딩스는 웹3 게임 플랫폼인 ‘엑스테리오(Xterio)’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XPLA의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여기에 메타버스 프로젝트로 관심을 모았던 ‘컴투버스’ 서비스를 더할 계획이다. 게임 이외에 증강현실(XR), 영상, 음악, 가상현실(VR), 플랫폼, 웹툰, 웹소설 등의 서비스를 컴투버스를 통해 제공한다. 

경쟁사들과 달리 컴투스홀딩스는 NFT프로젝트 플랫폼까지 선을 대고 있다. 게임 외 콘텐츠로도 이용자들을 모은다는 계획의 일환이다. NFT와 가상자산지갑 등이 올해 업계 화두로 재점화하고 있다. 회사는 시장 분위기를 타고 입지를 다지려 한다. 

◆가상자산지갑 앞세운 NFT시장 불씨 재점화

가상자산지갑에 대한 업계 관심은 지난해부터 불거졌다. 고 김정주 넥슨 창업주의 코인 해킹사건 등 블록체인 가상자산 해킹이 문제가 되면서 가상자산지갑의 중요성이 커진 탓이다. 

이를 두고 지난해 말 이더리움 공동 창립자 비탈릭 부테린은 2023년 가상자산시장 주요 이슈로 가상자산지갑 인프라 개발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10억명이 사용할 암호화폐 지갑을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은 엄청난 기회"라고 말했다.

가상자산지갑은 코인의 안전한 보관과 교환을 보장한다. 추가로 구매한 NFT도 가상자산지갑에만 담아둘 수 있다. 추가로 글로벌 기업들이 다시 NFT에 관심을 보이면서 NFT와 가상자산지갑 모두 업계 관심사로 떠올랐다.

컴투스홀딩스도 이를 감안해 NFT프로젝트 플랫폼의 라인업을 강화했다. C2X NFT 마켓플레이스에는 '마리아트', '내친구윌슨', '여니', '달봉' 등 최근 두각을 드러낸 작가들의 작품들이 NFT로 판매 중이다. 회사는 'XPLA Vault' 등 자체 가상자산지갑과 연계해 올해 NFT예술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려 한다. 

카카오는 자사 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는 클레이튼 ‘클립’ 서비스로 가상자산지갑 이용자를 확보 중이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클립의 12월 순이용자 규모는 2만4000여명으로 전달보다 2배가량 늘었다. 출시 2년6개월만에 가입자 200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인넷 서비스와 연동하는 데 중점을 둔 다른 서비스들과 달리 클립은 카카오톡과 오랫동안 연계된 바 있다”며 “이용자들은 카톡을 통해 클립을 활용할 수 있었고 그 영향이 가입자 확보로 이어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NFT시장이 지난해 FTX, 루나테라 사태 등의 영향으로 폭락했으나 다시 성장할 기미가 보인다”며 “일부 NFT프로젝트의 러그풀(먹튀) 등 사례가 한차례 걸러져야 본격적인 반등이 가능할 것”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