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UAE 정상 공동성명 37조원 투자 명시, '제2 중동 붐' 가시화
지난해 사우디, 올해 UAE… 공고한 경제협력 파트너 관계 구축
국내기업 중동서 길 찾는다… 정부, 수출시장 다변화 목표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한국이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올해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대규모 투자유치 성과를 냈다. 윤석열 대통령은 ‘세일즈 외교’를 통해 국내 기업의 중동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중동의 오일머니가 쏟아져 들어올 경우 침체한 한국경제를 회생시키는 특효약이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 중동 오일머니 쏟아진다...75조원 투자 유치
17일 정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윤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을 계기로 현지에서 열린 비즈니스 포럼에서 61억달러(약 7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분야별로 양국 간 총 24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방한 당시 40조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이끌어낸 바 있다.
한-UAE 정상 간 공동성명에는 전날 모하메드 대통령이 발표한 UAE 국부펀드를 통한 300억달러(약 40조원) 규모의 대(對) 한국 투자가 명기됐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 “한국경제에 대한 UAE의 확고한 신뢰가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양국 간 경제협력 파트너 지위도 이전보다 공고해졌으며, 협력 범위는 원전·방산·기타 에너지분야 등으로 넓어졌다. 특히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양국 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발전시키기로 합의하고 분야별 협력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정부는 두 정상 간 이뤄진 합의 내용을 역대 최대 성과로 평가하면서, 이를 계기로 글로벌 복합위기를 돌파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제2 중동붐을 불러일으켜 수출시장 다변화도 반드시 이루겠다는 각오다.
이미 UAE에는 국내 기업들이 진출해 대규모 전력·에너지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재계에선 투자유치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으며, 윤 대통령과 경제사절단 방문을 계기로 다양한 기업들의 진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 등 친환경과 전기차, 수소 모빌리티 분야에 대한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현지 영향력을 키울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 한국경제 재도약의 출발점...산업계 부푼 기대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등으로 글로벌 경제가 불안한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가 계획 중인 네옴시티와 UAE 현지 사업이 국내 경제 부흥에 키가 될지 주목된다.
앞서 빈 살만 왕세자 방한 때 관심도가 높아졌던 사우디의 경우 국내 업체가 처음으로 진출한 중동 국가이자, 1970~1980년대 1차 중동붐의 진원지로 평가받는다.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방한 당시 윤 대통령과 국내 기업인들에게 대규모 선물보따리를 풀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한·사우디 투자포럼’ 관련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업과 사우디 정부 사이에는 MOU 6건, 국내 기업과 사우디 기업 및 기관 간 협력계약 및 MOU 17건, 사우디가 대주주인 에쓰오일(S-Oil) 건설공사 계약 3건 등이 성사됐다.
이에 국내 기업들의 사우디 진출 문이 활짝 열렸으며, UAE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총 24건의 MOU·계약 체결을 바탕으로 관련 기업들은 활발한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 기업의 교역 및 투자 진출 확대를 위한 경제협력위원회도 구성됐다.
위원회는 앞으로 정례회의와 분과별 회의를 개최해 양국의 협력 분야를 발굴하는 동시에 정보를 교환하는 등 실질적 성과 창출을 이끄는 역할을 맡는다.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은 UAE에 대해 “중동 국가 중 유일하게 한국과 특별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중요한 경제파트너”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의 첨단 기술력과 반세기 동안 이뤄낸 성장의 경험은 UAE의 국가 비전을 실현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라며 “포럼을 계기로 출범하는 한-UAE 경제협력위원회를 통해 밀도 높은 경제협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제조·원전·수소 등 기술 집약산업에 경쟁력을 보유한 양국이 협력을 강화하면 한국은 중동지역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고, UAE는 지식과 기술 기반 경제로 나아갈 수 있다”며 “양국이 상호 윈-윈 하는 시너지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은령도 한-UAE 비즈니스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바라카 원전의 성공적 협력 사례를 기반으로 핵연료, SMR 기술뿐 아니라 제3국의 공동진출 등을 포괄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을 세계에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글로벌 통상 패러다임 변화에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무역·투자 협력체계를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며 “양국이 쌓아온 신뢰와 우정이 앞으로 100년을 향한 여정에서 든든한 형제와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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