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최석범 기자
사진=최석범 기자

[서울와이어 최석범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권 제도개선에 팔을 걷어 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을 콕 집어 개혁의 대상으로 지목하자, 금융당국이 후속 조치에 나섰다. 전 금융권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제도개선안을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TF가 은행권의 과점체제를 깨기 위해 스몰라이선스와 챌린저뱅크 도입을 검토한다. 신규 플레이어 유입으로 과점 체제를 뒤흔들겠다는 전략이다. '메기'를 풀어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늘리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다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챌린저뱅크는 영국에 등장한 소규모 신생 특화은행을 일컫는 용어다. 영국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소수의 은행(로이드·바클레이스·RBS·HSBC)이 전체 여수신시장을 독점하는 구조다.  

영국은 2013년 과점체제를 깨기 위해 챌린저뱅크를 시장에 진입시켰다. 자본기준을 500만 유로에서 100만 유로로 낮췄고 이때 아톰뱅크, 레볼루트 등 챌린저뱅크가 탄생했다. 둘은 핀테크 기반의 은행으로 출범 초기에는 공격적으로 외형을 확장했으나, 100년에 가까운 독점을 깨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챌린저뱅크 도입에 회의적인 시선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한국은 소수 은행의 과점체제를 깨려고 이미 유사한 은행을 도입한 사례가 있다. 카카오뱅크는 '노란 메기'라고 불리며 판을 깰 플레이어로 거론됐지만, 4대 은행의 과점체제는 흔들리지 않았다. 케이뱅크, 토스뱅크가 연이어 등장했지만 세 은행은 현재 여·수신시장의 3% 안팎의 점유율을 보이는 중이다.

공정한 경쟁 구조를 만들겠다는 건 환영할 일이다. 다만 단순히 은행을 늘려 소수 은행의 과점을 깨겠다는 생각이면 곤란하다. 챌린저뱅크와 유사한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케이뱅크는 메기라고 불렸지만, 점유율은 답보 상태다. 

TF는 킥오프 회의를 시작으로 4개월간의 대장정에 나선다. 대통령 지시사항으로 이뤄지는 TF인 만큼, 다뤄지는 내용은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점쳐진다. 소수의 은행이 독점하는 구조를 깰 획기적인 개선방안이 나올 수 있을지 금융권의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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