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와이어 김익태 기자] 면세점업계에 달갑지 않은 소식이 들려온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 막대한 자금력으로 무장한 전 세계 1위 면세점인 중국 국영면세점그룹(CDFG)이 입찰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초비상이다.
지난달 말 마감된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는 일반기업 사업권(DF1~5)을 두고 호텔롯데, 호텔신라, 신세계디에프, 현대백화점면세점, CDFG가 참여했다.
중국은 왜 한국을 택했을까. 인천공항 면세점은 한때 세계 1위였을 만큼 규모가 크고 중요도가 높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매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 2019년 기준 3조1600억원에 달한다. 계약기간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늘었다.
인천공항공사는 업체들이 제출한 사업제안평가점수(60점)와 가격평가점수(40점)를 합산해 고득점자순으로 복수 선정한 뒤 관세청이 평가 결과를 50% 반영해 신규사업자를 선정한다.
업계에선 면세점 운영 역량이나 지역사회 상생, 사회공헌 등을 평가하는 관세청 심사에서는 국내기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하지만 임대료 점수 비중이 40%에 달해 결국 입찰 금액이 중요하다.
우려되는 점은 CDFG의 자금력이다. CDFG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동안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2021년 세계 매출 1위 면세사업자로 성장했다. 반면 국내 면세업계는 실적이 악화한 만큼 무리한 가격을 제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CDFG가 인천공항 면세점 신규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국내 면세점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높은 입찰가를 제시했다는 이유로 한국의 얼굴인 인천공항 면세점 을뺏길 순 없다. 국내 면세업계가 쌓아온 면세산업이 결국 중국을 위한 산업으로 흘러가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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