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호 기자.
정현호 기자.

[서울와이어 정현호 기자] 고금리, 고물가 부담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굳게 닫았다. 가전기업들에 프리미엄 전략도 차질을 빚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쌓여가는 재고가 최근 사회 전반에 퍼진 경기침체 분위기를 짐작케 한다. 

기자는 최근 필수 가전품이라 여겨지는 세탁기 한 대 가격 600만원대를 웃도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는 물론 이사, 인테리어 리모델링을 준비 중인 가구들에 부담이 느껴질 수 있는 가격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가전제품 가격은 글로벌 원자재 비용 등이 반영돼 오른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 여파로 치솟은 원자재 가격이 비용 압박으로 이어진 악순환이 가장 큰 문제다.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 구매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프리미엄 전략에 비중을 키웠다. 수익성 방어를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하지만 지금 같은 고물가대 해당 전략은 실패로 귀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최근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재고자산은 52조1878억원으로 사상 처음 50조원대를 돌파했다. 재고에 급격한 증가는 삼성전자만이 겪는 문제가 아니다. 국내 다른 가전기업들도 같은 문제로 고심한다. 

업계는 현재 원자재 가격 상승과 쌓이는 재고 속 이중고에 처한 상황이지만, 소비자들도 아우성이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인상에 실질 소득이 줄어든 소비자들은 제품 가격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난방비 폭등에 에너지 효율성을 높인 제품들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음에도, 고객들의 시선은 제품 가격에 집중됐다. 기업들은 이 와중에도 생활 가전의 경우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고 자신감에 가득 찼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전반적인 가전제품 수요 회복은 요원한 상태다. 

최근 각국에선 인플레이션 완화 신호가 나타나는 모양새다. 아직 이를 긍정적인 신호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가전제품 가격 상승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기업들에선 지금 상황에서 서민층을 위한 전략도 고민해야 한다. 

경제 한파가 본격적으로 찾아올 것이란 의견도 다수로 기업들이게 수익성 방어에 대한 고민도 물론 중요하지만, 중산층 이하 가구들에 지갑을 열 방법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는 의미다. 

언제나 신제품 출시는 큰 화제를 몰고 다닌다. 고객들이 원하는 것도 갓 출시된 제품 사용이다. 이월 상품이 가성비가 높다는 평가도 있지만, 진정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해답을 기업들은 이미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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