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형 기자.
이재형 기자.

[서울와이어 이재형 기자] 자동차는 매우 편리한 교통수단이다. 동시에 순간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위험한 공간이다. 때문에 자동차 안전성 확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지난달 국내에서만 두 차례 테슬라 차량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9일에는 세종시 국도를 달리던 테슬라 전기차에서 불이났다. 해당 차량은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중앙분리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마주 오던 차량과 충돌했다. 사고 직후 차에서 불이나기 시작했다. 불길을 잡기 위해 소방 장비 17대와 인원 50명이 투입됐고, 1시간18분 만에 차량이 전소된 후 불이 꺼졌다. 

지난 7일에는 서울 성동구의 한 서비스센터에 맡겨진 테슬라 모델X 차량에서 갑자기 불길이 치솟아 차량의 절반이 탔다. 소방당국은 이른바 ‘열폭주 현상’을 사고 원인으로 봤다. 전기차는 리튬이온배터리가 외부 충격을 받아 손상되거나 과전류가 흐르면 순식간에 700도까지 오르는 열폭주 현상이 발생한다. 화재에 대응할 겨를도 없이 차량 전체가 불길에 휩싸일 수 있는 것이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건넨 자료에 따르면 2020년식 모델3 퍼포먼스 차량의 2열에는 비상탈출장치가 없다. 해당 차량을 몰다가 차에 불이나면 앞 좌석으로만 탈출이 가능하다. 명백한 자동차 규칙위반이다.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차량 충돌 시 승객 보호 기준에 따라 충돌 후 모든 승객이 공구를 사용하지 않고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좌석 열당 1개 이상의 문이 열려야 한다. 테슬라 모델3 퍼포먼스 차량은 이를 위반했다.

테슬라의 다른 차종인 모델X와 모델S 역시 뒷좌석 탈출이 어렵게 설계돼 있다. 모델X는 전력이 끊기면 뒷문 아랫부분 스피커 덮개를 제거한 뒤 케이블을 당겨야 한다. 모델S는 뒷좌석 바닥 덮개를 젖혀 케이블을 당기도록 설계됐다. 긴박한 상황에서 대응이 어렵게 만들어졌다. 어린이나 노약자에는 더욱 그렇다. 

테슬라는 최근 출시되는 모델3에 2열 비상탈출장치를 장착했다. 하지만 뒷좌석 도어 하단 고무패드를 제거하고 수동 개폐 장치가 들어있는 플라스틱 뚜껑을 연 후 안에 있는 케이블을 당겨야 한다. 순식간에 차가 불길에 사로잡히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곧장 탈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열폭주 현상도 불안한데, 차에 불이나면 탈출도 쉽지 않다. 테슬라 전 차종에 쉽고 간편하게 열 수 있는 비상탈출장치 도입은 선택사항이 아니다. 다시 한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자동차는 안전성 확보가 최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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