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그만둘 생각할 때 출연 제의 받은 '불타는 트롯맨'
남성 아이돌 그룹 '탑독'으로 데뷔 후 11년간 무명 생활해
'오빠 아직 살아있다' 1:1 라이벌전 무대 가장 기억에 남아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장장 12주간 눈물과 감동의 무대로 대한민국을 휘감은 ‘불타는 트롯맨’. ‘물이 다른 트롯, 결이 다른 스타’라는 취지에 걸맞게, 역대급으로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의 참가자가 참가했다. 재야의 트로트 고수들의 신선한 행보와 타 장르에서 입지를 굳힌 베테랑들이 초심으로 돌아간 뜻밖의 모습까지. 의외의 얼굴의 등장과 이들의 활약이 이어지며 ‘새로운 얼굴’을 찾던 시청자들의 염원을 충족시켰다. 이중 특히 반전의 경력으로 톱10에 오른 출연자 박현호를 만났다.

"사실 지금도 톱10에 오른 순간의 감회가 새롭습니다. 한 회 한 회 살아남으려 최선을 다해 임하다 보니 10위까지 운 좋게 오지 않았나 싶어요. 결승 출전이 좌절됐을 때도 매번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었어요. 저를 응원해 주신 분들이 계셨기에 얻을 수 있는 성과였기에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2013년 남성 아이돌 그룹 '탑독'의 멤버로 데뷔 후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인해 탈퇴한 박현호는 이어 '아임'이라는 예명으로 솔로 앨범을 발매했다. 이렇다할 활약 없이 군에 입대한 그는 제대 후 트로트 가수로 전향했다. '트롯 전국체전', '편애중계: 20대 트로트 대전'에 출연했지만 끊임없는 경쟁과 녹록지 않은 환경으로 '연예인을 그만해야 하나' 생각도 했다. '불타는 트롯맨'은 그에게 온 삼세번 중 마지막 기회였다.

'불타는 트롯맨'의 트로트 가수 박현호. 사진=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불타는 트롯맨'의 트로트 가수 박현호. 사진=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어느덧 올해로 데뷔한 지 11년차이고 그간 여러 도전을 해왔는데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생각이 든 적이 많았습니다. 그렇기에 제 목소리, 제 외모가 대중이 선호하는 게 아닐까 하는 고민이 들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됐고요. ‘불타는 트롯맨’ 출연 이전까지 가장 힘들었던 점은 공백기였다고 생각합니다. 대중 앞에 설 수 없던 시간이 제일 힘들었었어요. 윤일상 선생님께서 '얼굴과 춤에 노래 실력이 가려지지만 노래를 굉장히 잘하는 친구'라고 해주셨을 때 큰 힘을 받아 더 열심히 할 수 있었어요."

'불타는 트롯맨'의 첫 무대에서 가장 설렜다. 오랜만에 서는 무대. 그것도 큰 무대에 다시 오른다는 생각에 감회가 남달랐다. 하지만 예심에선 패자부활전을 통해 올라왔다. 추가합격으로 시작하며 아슬아슬하게 올라갔지만 남은 경연에서는 최대한 잘해서 꼭 한 번에 올라가자는 각오로 이를 악물었다.

"가사 하나하나에 진정성이 있는 게 트로트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트로트는 확실히 가사 전달에 깊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무대에 트로트의 다양한 매력을 보여드리려 노력했습니다. ‘오빠 아직 살아있다’라는 곡의 무대를 펼쳤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고, 가장 불태웠던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노래를 통해 저의 인생 그래프를 표현하려 했고, 담으려 했기에 저를 가장 잘 보일 수 있었습니다."

'불타는 트롯맨'의 트로트 가수 박현호. 사진=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불타는 트롯맨'의 트로트 가수 박현호. 사진=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박현호는 1:1 라이벌전에서 남진의 '오빠 아직 살아있다'를 부르는 무대에서 '나, 박현호 아이돌도 망했고, 솔로도 망했고, 오디션도 떨어졌다. 이제 내 나이 서른 하지만 나 박현호 절대 죽지 않아'라는 내레이션과 호소력 있는 노래로 많은 이의 마음을 울렸다. 지인 모든 이들이 열심히 잘했다고 찬사를 날려줬고 그 응원의 말 하나하나가 마음에 새겨졌다.

"우승 발표 이전부터 (손)태진이 형은 큰형으로서 든든함을 보여줬고 음악적으로 큰 도움을 주며 본업도 잘하는 형이라는 걸 알았어요. 항상 멋있었고 우승을 점칠 수 있었습니다. 경연이 끝나고는 톱7 친구들, 식스맨 친구들 전부 다 친하기에 서로 더 잘 되길 바라는 이야기와 응원하는 등의 말들을 많이 나눴습니다."

팬텀싱어 우승자인 손태진은 '불타는 트롯맨'에서 우승하면서 장르를 섭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톱7 손태진-신성-민수현-김중연-박민수-공훈-에녹을 비롯해 식스맨 전종혁-남승민-이수호-최윤하-박현호-김정민 중 대부분은 이미 오디션 프로그램 경력이 있거나 공연 경력이 있는 베테랑들이었다. 박현호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함께 공연했던 가수들과 특별한 친분을 쌓았다.

'불타는 트롯맨'의 트로트 가수 박현호. 사진=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불타는 트롯맨'의 트로트 가수 박현호. 사진=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무대 뒤에선 출연자 모두 서로를 격려해 주고 응원해 주는 등 서로의 김장을 풀어주는 훈훈한 분위기였습니다. 경연 참가자 모두가 특별한 인연이지만 그래도 그중 뽑자면 저희 트롯파이브 팀입니다. 트롯파이브 팀과 함께 다채로운 무대를 펼칠 때 온몸에 전율이 전해졌습니다. 트롯파이브 그리고 김중연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가장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트롯파이브' 손태진-공훈-박현호-전종혁-남승민과 꾸민 다양한 무대는 큰 호평을 받았다. 준결승 듀엣 무대를 함께 꾸민 김중연과는 동갑내기이기도 하면서 아이돌 그룹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아이돌 출신이기에 그가 지닌 강점이라면 춤추면서 노래를 하는 무대에서 빛을 발한다는 것이다. 무대 위 긴장한 모습이 아닌 유연하고 자연스러운 무대 매너가 그만의 큰 매력이다.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연습생, 무명 아이돌 후배들에게 '자기 자신을 믿고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어요. '불타는 트롯맨'은 스스로의 한계를 더 뛰어넘은 계기가 돼 정말 좋은 시간이었고 더 많은 자신감을 느끼게 해준 시간이었습니다. 올해는 음악적으로도 그리고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팬분들과 대중분들께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입니다. 앞으로 다재다능한 가수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많은 기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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