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풍' 시리즈서 마음의 맥짚는 천재의원으로 인기
작품 임하며 실제로 사람 대하는 태도와 대화 달라져
트라우마는 '긴장감', 유세풍처럼 극복하는 방법 찾길

[인터뷰 ①에서 이어집니다]

[서울와이어 글렌다박 기자] tvN 수목드라마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2’(연출 박원국, 극본 박슬기·이봄·오소호,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미디어캔·일취월장/이하 '유세풍2')이 지난달 9일 종영했다. 마음 아픈 이들에겐 따뜻한 처방을, 나쁜 자들에겐 시원한 한 방을 날리는 심의 3인방 유세풍, 서은우, 계지한의 처방극으로 사랑받았던 시즌1. 시즌2에선 계수의원 한양점으로 돌아온 '유세풍'과 '서은우'의 로맨스, 계벤저스의 다이내믹한 변화를 보여줬다.

마음의 맥을 짚는 천재의원 '유세풍' 역을 맡아 극을 이끈 김민재는 작품을 준비하며 두루마리 휴지에 꽂는 소위 '고슴도치'라 불리는 시침 연습을 많이 했다. 그는 유일하게 놓을 수 있는 혈 자리로 '합곡(合谷 )혈'을 꼽았다. 엄지손가락 뼈와 두 번째 손가락뼈가 합쳐진 위치에 있는 이 혈 자리에 시침하면 가장 큰 효과로 체기가 낮춰진다. 그는 기자에게 직접 손의 혈 자리를 보여주며 설명했다.

"제 손에만 50번 이상 연습해봤어요. 너무 많이 하니까 정말 잘 되더라고요. 이후엔 주변 사람들이 체했을 때 연습 겸 시침해주고 그랬어요. 물론 그러면 안 되지만 제가 손에도 많이 찌르고 친구들 손에도 많이 찌르고. 나아졌는지는 모르겠어요. 저는 안 아프더라고요. 제게 도움이 됐냐고요? 저는 체 자체가 잘 나지 않아요. (웃음)“

배우 김민재. 사진=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김민재. 사진=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유세풍'으로 지난 1년여간 살았기 때문에 싱크로율은 똑같은 것 같아요. 떠나보낸다기보다는 마음에 담아놔야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남들의 사연을 듣고, 고충과 아픔을 듣고, 그들과 함께 울고, 분노하며, 공감하는 게 상당히 고통스럽더라고요. 마음이 괴로우면 몸도 함께 괴로운 것처럼 아프고요. 정작 저 자신의 마음은 돌보지 못한 것 같아요. 그런데도 환자들이 좋아지는 모습에 좋아하고, 뿌듯하고, 저의 존재와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작품 속 피해자들, 환자들의 사연은 현시대가 직면한 아픔들과 고민까지 투영했기에 깊이감을 더한다. 시대를 막론한 이야기는 '나'와 '우리'를 돌아보게 하며 공감을 극대화한다. ‘스스로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을 귀히 여기라’는 메시지를 건네며 살아갈 이유와 용기를 일깨우는 계수의원 ‘심의(心醫)’들의 활약은 특별하다. 마음 아픈 이들을 위로하고 마음마저 온기로 가득 채운 치유의 순간들은 시청자들에게도 따스한 위로와 진한 울림을 선사했다.

"'유세풍' 작품에 임하면서 저 자신도 사람을 대하는 게 달라졌어요. 예전에 친구들을 만나면 장난스러운 이야기를 했겠지만 지금은 괜히 한 번 '별일 없지', '무슨 일 없지'하며 안부를 먼저 묻는 것 같아요. '저 사람은 지금 어떤 상태인가'라며 상대방의 감정 상태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요. 대화의 마무리도 자연스레 따뜻하게 마쳐져요.“

배우 김민재. 사진=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김민재. 사진=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극중 ‘내의원 수석 침의'였으나 한순간에 '침 못 놓는' 트라우마의 나락으로 떨어진 '유세풍'은 반전 과부 '서은우'(김향기 분)와 괴짜 스승 '계지한'(김상경 분)을 만나 심의로 거듭난다. 과부인 '서은우'와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지만 사랑으로 마음의 병을 앓는 이들에게서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한 후 이들은 더는 마음을 감추지 않기로 약속한다. 그리고 '서은우'가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 '유세풍'은 시침에 성공하며 위대한 사랑의 힘을 보여준다.

"저는 사람을 많이 만나고 또 무대에 오르기도 해서 긴장감에 노출되기 쉬운 직업을 지닌 것 같아요. 매번 긴장감을 통제하려고 노력하지만 '이렇게 하면 긴장이 안 된다'라는 건 아직 못 찾은 것 같아요. '유세풍'처럼 시침에 대한 '트라우마'까지는 아니지만 저는 '긴장감'을 해소하지 못한 상태인 것 같아요. '세풍'이처럼 침을 놓을 수 있는 날이 제게도 오겠죠?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③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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